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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로지·루시…"가상인간, 곧 라이브커머스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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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루시, 김래아, 한유아 등 ‘가상인간’의 활약이 커지고 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만든 로지는 올해만 광고 계약을 약 10건 맺었고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0만 명을 넘겼다. 롯데홈쇼핑의 루시는 지난달 대형 쇼핑 행사 ‘대한민국 광클절’의 홍보 모델로 나섰다.

하지만 지금의 가상인간들은 한계도 뚜렷하다. 사진과 영상을 송출할 뿐이어서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메타버스·시각특수효과(VFX) 업계에선 이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가상인간이 양방향 소통할 수 있게 해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내년엔 가상인간이 팬미팅을 하고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생방송 진행 가상인간 머잖아 등장
실시간 소통하는 가상인간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실시간 렌더링’이다. 렌더링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현실처럼 입체감 있는 가상 객체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영화와 게임, 광고, 메타버스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가상인간 제작에도 쓰인다. 가상인간은 가이드 모델을 촬영한 뒤 가상의 얼굴을 입히는데 여기에 렌더링 작업이 필요하다.

실시간 렌더링은 콘텐츠 관련 데이터 값의 변화를 매우 빠른 속도로 결과물에 반영한다. 이를 가상인간에 적용하면 가이드 모델이 말을 할 때 가상인간이 생중계하듯 그대로 말할 수 있게 된다. 몸 동작을 연동시키면 모델의 움직임도 실시간 반영할 수 있다. 자이언트스텝,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온마인드,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등 가상인간 제작 기업들이 실시간 렌더링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다.

자이언트스텝은 2018년부터 실시간 렌더링 기반 가상인간 제작 기술을 개발해왔다. 실시간 가상인간 솔루션 관련 특허만 5개 보유하고 있다. 2019년엔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콘퍼런스인 ‘시그라프’에서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움직이는 가상인간 ‘빈센트’를 선보였다. 빈센트는 일회성 프로젝트이긴 했지만 회사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엔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가상현실(VR) 게임 캐릭터 한유아에 실시간 렌더링을 적용해 업그레이드했다. 자이언트스텝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우리 기술로 만든 실시간 렌더링 기반 가상인간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도 로지에 실시간 렌더링을 적용해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엔 로지가 생방송 진행 등을 통해 팬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에픽게임즈, 유니티 등 주목도 ↑
해외에서도 더 사람 같은 가상인간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달 가상인간 ‘윤셍’을 공개하면서 “AI 기술 기반의 자율적 가상인간”이라고 밝혔다. AI 자동 모델링·렌더링 등 기술을 통해 가이드 모델 없이도 움직이고, 실시간으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셍은 아직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지 않아 이 설명을 검증하긴 어렵지만, 화웨이가 가상인간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메타버스 기업 ‘웨이브(wave)’도 가상인간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6월 알앤비(R&B) 가수 존 레전드의 가상 콘서트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모션 캡처 기기를 착용한 존 레전드의 노래와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그의 아바타에 반영됐다. 미국의 VFX 업체 ‘디지털도메인’도 가상인간 관련 기술력이 세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는 가상 캐릭터 ‘타노스’가 디지털도메인의 작품이다.

가상인간이 뜨면서 에픽게임즈, 유니티 등 게임 엔진 개발사의 가치도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3D(3차원) 콘텐츠의 실시간 반응을 가능케 하는 실시간 렌더링 도구를 보유하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의 유니티 엔진이 그것이다. 현재 개발되는 실시간 가상인간은 모두 언리얼 엔진 혹은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에픽게임즈는 올 2월 고품질의 가상인간을 단 몇 시간 만에 만들 수 있는 앱인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메타휴먼 크리에이터의 가상인간 영상 샘플을 보면 눈동자, 모공, 털, 주름 등 표현까지 매우 사실적이어서 개발자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가상인간은 주로 SNS, 광고 등에서만 활동하지만 관련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내년부터는 활동 영역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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