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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 못 놓쳐"…車 한대 못판 '이 회사'의 생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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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 못 놓쳐"…車 한대 못판 '이 회사'의 생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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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는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2009년 설립 이후 공식적인 매출액이 아직까지 '0원'인 리비안이 상장 후 엿새 만에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전통의 완성차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제친 것은 미국 주식시장의 '전기차 투자 광풍' 현상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비안 주가는 상장 첫날(지난 10일 현지시간) 29% 오르더니 이후 수직 상승해 지난 16일 공모가(78달러)의 2배가 넘는 172.01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1519억5000만달러(약 180조원)로 단숨에 테슬라, 도요타에 이은 전 세계 자동차 기업 시총 순위 3위에 올랐다. 기업 역사만 100년이 넘는 GM과 포드 시총을 하루 만에 제치더니, 연간 1000만대의 차를 만드는 전 세계 2위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그룹 시총도 상장 엿새 만에 넘어섰다.


하지만 리비안 주가는 17일과 18일 이틀 연속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모두 15%대씩 하락해 123.38달러를 기록했다. 현지에선 일부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파악한 것과 동시에 실적을 고려하면 현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로써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1089억 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포드(781억 달러), GM(904억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 이후 아직 공식 매출이 없는 상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불과 두 달 전 처음으로 전기차 트럭 150대를 인도했는데 대부분 리비안 직원들에게 배달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기차 열풍으로 리비안이 폭스바겐 시총을 뛰어넘었다"며 "리비안은 매출 0달러인 미국 최대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리비안 정체 뭐길래?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의 '자동차광' RJ 스카린지가 2009년 설립한 신생 전기차 업체다. 3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78명이 테슬라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리노이주(州)의 미쓰비시 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자동차 양산능력을 갖춘 리비안은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주목받았다.

리비안이 시장에서 주목받은 건 'R1T'를 출시하며 전기차 분야에서 불모지로 평가받았던 '픽업트럭' 시장을 뚫었기 때문이다. 픽업트럭은 차체가 큰 만큼 무게가 많이 나가 전기 소모량이 크다. 이에 따라 주행거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거친 도로가 많은 미국 시장 특성상 지면으로부터 배터리 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도 과제였다.

리비안은 이를 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극복했다. 리비안이 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리비안의 전기차 플랫폼은 알루미늄 합금과 고강도 강철 및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해 하부 충격으로부터 차량을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R1T는 4개의 바퀴에 각각 독립적인 전기모터를 장착, 최고출력 835마력의 성능을 발휘해 미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주력 모델인 픽업트럭 R1T와 SUV R1S는 10월 말 기준 5만5400대의 사전예약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으로부터 배달용 전기밴 10만대도 수주해 놓은 상태다. 또 아마존을 비롯해 포드, 블랙록 등에서 105억달러(약 12조4000억원) 넘는 투자금도 유치해놨다.
"제2의 테슬라 못 놓쳐"
리비안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성'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리비안이 최근 "R1T와 R1S 차량 주문이 5만대 이상 밀려 있지만, 이번 분기엔 12억8000만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밝히며 당분간 흑자 전환이 어려움을 공식화 했지만 '전기차 투자 광풍'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CNN은 최근 전기차 업체들의 고공행진에 대해 "10년 전 테슬라 주식을 놓쳤던 투자자들이 또 다른 전기자동차의 개척자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에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 업체로 평가받는 또 다른 전기차 업체 루시드도 지난 16일 기준 시총 899억 달러(106조원)로 포드(791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외신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1조달러(약 118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에 서명하면서 리비안 등 전기차 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 역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GM과 포드가 전기차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과 관련, "이들은 이 대담한 신세계에 대한 DNA가 없다"며 "두 회사는 산업화·화석연료의 시대에 태어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른 완성차 기업 대비 양산 능력이 떨어져 실적이 빠른 시간 안에 궤도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트윗에서 "그들(리비안)이 생산에 이르고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현금흐름이 가능하길 바란다"며 "그것이 진정한 시험"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앞서 지난달에도 트위터에서 리비안을 언급하며 "시제품은 생산 규모나 공급망과 비교해 사소한 것이며, 만약 그들이 이를 해결한다고 해도 다음 악몽은 긍정적인 대량 수익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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