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외식업 창업자들이 얻는 정보는 엇비슷하다. 어느 음식이 유행인지, 인테리어는 어디서 하는지, 대출은 어떻게 받는지 등을 지인을 통해 파악한다. 객관화할 수 없는 정보로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는 이가 대다수다. 스타트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이런 이들의 파트너를 자처한다. 김기웅 심플컴퍼니프로젝트 대표(사진)는 “위쿡은 외식업 창업자를 위한 종합 솔루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설립된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공유주방 ‘위쿡’을 운영하며 출발했다. 건물 공간과 조리 시설을 공유하며 비용을 낮춘다는 아이디어가 씨앗이 됐다. 현재 국내에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업체가 100여 개에 달하지만 공유주방 콘셉트의 공간을 처음 선보인 것도, 공유주방이란 단어를 처음 쓴 것도 위쿡이었다. 그만큼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위쿡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위쿡을 통해 창업한 업체는 800여 개, 이들이 한 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909억원(2020년 기준)에 달한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임차료를 절감할 수 있는 공유주방을 넘어 외식업 솔루션 전반을 지원하는 창업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비즈니스 모델을 짜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인력 매칭을 도와주는 등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외식업에 알맞은 인력 매칭 플랫폼을 내년께 출시할 계획이다.
단순 솔루션 서비스를 넘어 투자로 더 끈끈한 관계를 맺어 기업을 키우는 액셀러레이팅 사업도 하고 있다. 자기자본으로 4개 업체에 투자했고, 향후 펀드를 조성해 더 큰 규모의 투자와 더 많은 수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외식업장 중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곳이 많다”며 “체계적인 서비스로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불릴 만한 외식업 브랜드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데이터’가 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사업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창업자 데이터를 모았다. 배달 주문량, 식품 구입 비용 등 정량적인 데이터부터 창업 아이템을 어떻게 선택했는지, 어느 유형의 마케팅이 어느 시기에 적절한지 등 정성적인 데이터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쌓았다. 김 대표는 “국내 외식업체 수가 약 15만 개인데 우리에게 창업 문의를 하는 업체 수가 2만 개에 가깝다”며 “국내 외식업의 13%에 달하는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고품질의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활동 무대도 넓히고 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지난 4월 일본 액셀러레이터 가이악스와 일본 합작법인(JV) ‘위쿡 재팬’을 설립했다. 한국에서의 출발과 같이 지난달 일본 1호 공유주방 문을 열었다. 3년 내 35개 지점을 설립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일본 외식업자들을 모으고 한국처럼 최종적으로 이들의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위쿡을 통해 성장한 브랜드를 일본 공유주방으로 진출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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