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검토한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이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환경당국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시험해본 결과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은 충족하지만 다른 환경 영향 및 차량에 미치는 영향 등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추가 시험을 시행하기로 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산업용 요소 및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 시험했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산업·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에 맞도록 요소 농도 32.5% 내외로 6개 시료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중·상 수준의 알데히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차량에 주입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배출기준을 충족하는지를 지난 2일부터 11일간 검토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산업용 요소를 사용한 요소수를 주입한 차량을 실제로 주행해 나오는 배출가스를 분석한 결과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 모든 대기오염물질이 규제 기준에 충족한다고 밝혔다. 산업용 요소로 제조한 요소수를 시중에 판매 중인 차량용 요소수와 비교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가 대체로 비슷한 것도 확인됐다. 다만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는 1번 시료의 경우 차량용 대비 7.9% 감소, 2번 시료는 19.8%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요소수 제조업체와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 등은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따른 환경 영향과 차량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에 미치는 안전성 등을 좀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추가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산업용 요소수의 경우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차이가 커 성분 함량 조건에 따라 적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시험만으로는 비차량용 요소수의 적용성을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추가 기술검토를 할 예정이다. 이들은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을 추가하기로 했다. 추가 실험은 이번주 진행해 다음주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결론을 놓고 환경당국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과학원은 환경과 안전에서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실험은 단기간에 급박하게 진행돼 한계가 있고,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전환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부가 전환한 요소수를 차량에 사용할 때 품질을 보증할 별도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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