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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인 아메리카' '4분 12초'…잇따르는 해외 유명 연극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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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인 아메리카’ ‘4분 12초’(사진) 등 해외 유명 연극의 라이선스 공연이 국내에서 잇달아 초연된다. 다양성 문제, 디지털 성범죄 등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강렬한 메시지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오는 26일부터 12월 2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선보인다. 미국 극작가 토니 쿠슈너의 대표작으로, 1991년 초연 당시 퓰리처상 토니상 등을 석권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세일즈맨의 죽음’ 등을 잇는 미국 명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작품은 1980년대 성소수자들의 모습을 은유적 서사로 풀어낸다. 인종, 종교, 정치,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파트1’은 공연 시간이 4시간에 달한다. 내년에 올릴 ‘파트2’도 4시간짜리여서 총 8시간에 이르는 대작인 셈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성소수자 프라이어 역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정경호가 맡았다. 정경호의 연극 데뷔 무대다. 미국 정계를 좌지우지하는 변호사 로이 역엔 박지일이 캐스팅됐다. 배우 전국향, 정환, 박용우 등도 출연한다.

연출은 ‘백상연극상’ 등 국내 각종 연극상을 휩쓴 신유청이 맡았다. 그는 ‘그을린 사랑’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 등의 작품을 통해 전쟁, 부동산, 성소수자 등 묵직한 주제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왔다. 신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문제보다 내면의 죄의식, 양심 등과 같은 보편적인 것들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적이 선보이는 ‘4분 12초’는 16~21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공유에서 관객을 만난다. 영국 극작가 제임스 프리츠의 첫 장편 희곡으로, 2014년 영국 초연 이후 미국 호주 등 세계 곳곳의 무대에 올랐다. 해외 매체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심리 스릴러로 변하는 현대적인 도덕 이야기”라고 평했고, 영국 가디언은 “디지털 시대, 충격적이고 재밌는 드라마”라고 전했다.

작품은 디지털 성범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4분 12초라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사건이 어떻게 한 가족의 운명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스마트폰으로 인한 성범죄,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의 고민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LED 조명을 활용한 디지털 이미지를 무대에 비춰 만능처럼 보이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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