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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3승' 유해란, 내륙까지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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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마지막 주인공은 유해란(20)이었다. 14일 막을 내린 올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유해란이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우승컵과 우승상금 2억원을 품에 안았다. 그의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KLPGA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유해란은 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이날 강원 춘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유해란은 3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다. 여기에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3타를 줄이면서 2위 박주영을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유해란은 바람에 강하다. 지금까지 쌓은 세 번의 우승 가운데 두 번이 제주도, 한 번은 경기 안산 대부도에서 열린 대회였다. 모두 바람이 강한 섬에서 거둔 우승이다. 컨트롤샷을 구사하는 그에게 바람은 오히려 반가운 변수인 셈이다.

이번 대회 역시 강한 바람이 변수였다. 대회 첫날인 12일 한파와 강한 바람은 선수들을 괴롭혔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총 11명에 그쳤을 정도다. 하지만 유해란은 첫날부터 5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선두로 질주했다. 그는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느끼고 기다렸다가 치는 편이다. 제가 원하는 바람이 불어올 때 샷을 태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코스는 내내 강한 바람이 불기보다는 순간순간 바람이 달라지기 때문에 잠시 바람을 읽고 기다렸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회는 유해란의 설욕전이기도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유해란은 최혜진(22)에게 1타 차이로 우승을 내줬다. 17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내며 공동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m 파퍼트에 실패하며 역전 기회를 놓쳤다. 그는 “보통 경기가 끝나면 안 좋은 기억은 잊는 편인데 작년 이 코스에서 치른 최종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날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대회 중반에는 다소 난조를 겪었다. 이후 파 세이브를 이어가다가 6번홀(파4), 7번홀(파3)에서 짧은 퍼트 실수가 나오며 연달아 보기를 기록했다. 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이후에도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그사이 2위 박주영(31)이 추격에 속도를 냈다.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1타 차로 바짝 따라붙었고 13번홀(파4)에서 먼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유해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역시 같은 홀에서 버디로 응수하며 1타 차를 지켜냈다. 이후 박주영이 잇따라 짧은 퍼트를 놓치며 타수를 잃었지만 유해란은 오히려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고 타수를 3타 차로 벌리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유해란은 경기를 마친 뒤 “1년 전에 너무 아쉽게 끝낸 대회라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4번홀 어려운 파 세이브가 결정적이었다”며 “올해 생애 처음 다승에 성공했으니 내년에도 2승 이상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주영은 이날 마지막까지 유해란을 추격하며 생애 첫 승을 노렸지만 끝내 준우승에 머물렀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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