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인들 사이에서 골프장 이용료가 대폭 상승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골프장이 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1일 '코로나 시대 골프장 폭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1일 6만75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며 골프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글의 작성자는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도 못하고 다른 레저 활동도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예약이 힘들어지자 골프장들이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를 일제히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퍼블릭(대중제) 골프장까지 덩달아 가격을 올렸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조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달라"며 "젊을 때 골프를 치려고 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 이제 골프는 사치가 아닌 스포츠이며 외국에 골프 여행을 가는 것이 국내에서 치는 것보다 싼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전년보다 9%가량 증가했지만 골프장 수는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회원제 160개, 대중제 341개 등 총 501개로 2016년의 486개, 2014년의 473개보다 조금 늘었다.
골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공급은 한정돼 있다 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14만1000원으로 2018년 이후 14.9% 올랐다. 주말 그린피도 9.4% 비싸졌다.
주로 퍼블릭 골프장을 이용한다는 A 씨(32)는 "사람들이 몰리니까 골프장들이 일제히 가격을 싹 올렸다"며 "퍼블릭 기준 평일 라운딩을 할 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을 합쳐 20만원 중반 정도, 주말에는 그보다 10만원 정도가 더 든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골프장에 방문했을 때 어묵탕 하나에 3만8000원, 막걸리 1통에 1만5000원인 것을 보고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었다"라며 "비용 문제에 더해 안 그래도 날씨가 추워져서 이제 한국 골프장 말고 외국으로 나가야겠다는 지인들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회원제 골프장을 다닌다는 B 씨(32)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제가 다니는 골프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그린피만 기본 4만원, 카트비 1만원, 캐디피 2만원이 올랐다"며 "주말에 라운딩하면 약 40만~50만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부대 시설을 이용을 제한하거나 카트에서 취식을 금지하는 등 서비스가 줄어든 부분이 많음에도 비용은 올라버리니 골프인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라며 "골프장 예약 어플을 보면 예전에는 아무리 성수기라도 빈자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시장의 생리인가 싶기도 하다"라고 부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