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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프라 법안 하원 통과…국내외 '수혜주'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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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인프라 주간이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인프라 예산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이 같이 말했다. 이 법안은 도로, 교량, 수자원 공급, 인터넷 통신망 등 낙후된 물적 인프라를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약 10년에 걸쳐 1조2000억달러(한화 약 1413조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즉시 발효된다.

인프라 법안 통과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8일 미국 증시에서는 관련주가 일제히 오르며 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신고점을 경신했다.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한국 등 주요 교역국 증시에도 온기를 전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기대다. 이번 인프라 법안으로 수혜 가능한 국내외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설·전력기계, 전기차 충전소 기업 등 수혜
9일 두산밥캣은 8.32% 오른 4만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3.22%), 현대일렉트릭(4.32%), LS ELECTRIC(3.17%)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인프라 법안의 수혜주로 꼽았다는 점이다.

두산밥캣은 건설기계 전문회사로, 전체 매출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1947년 미국에서 창업해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됐고 올 들어 두산중공업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최광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판가 상승 효과 등으로 두산밥캣의 2022년 매출은 무려 20% 증가가 예상된다"며 "인프라 법안에 따른 건설기계 장비 수요,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인프라 투자에 따른 두산밥캣의 신차 판매 규모는 19억달러로, 향후 8년간 매년 2억4000만달러 정도의 추가 매출로 반영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에서 두산밥캣은 미국 인프라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라고 했다.

건설장비뿐 아니라 전력기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아직도 가정용 전압이 110V일 정도로 전력 투자가 더딘 편이다. 5년간 1조2000억달러를 투입하는데 이 중 730억달러가 전력 인프라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의 미국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서는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따라 수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 들어 자유무역주의가 강조되며 대형 전력기기 반덤핑 관세가 감소하는 기조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전날인 8일 미국 증시에서도 인프라 투자로 수혜 가능한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전 세계 건설기계 1위 기업 캐터필러는 4.07% 오른 21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고 이 기간에만 5.2% 올랐다. 캐터필러 주가가 날개를 달면서 다음날 국내 증시에서 진성티이씨도 9.87% 오른 1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성티이씨는 캐터필러의 주요 부품 납품업체다.

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업체인 불칸머티리얼즈(4.95%), 철강업체 뉴코(3.60%), 산업용 건설장비 대여업체 유나이티드 렌탈스(0.21%) 등도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북미 시장 전기차 충전소 1위 업체 차지포인트는 전기차 충전소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8일 11.79% 급등한 27.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법안 통과 후 백악관 연설에서 "인프라 예산으로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건설하는 등 미국 교통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지포인트는 미국 공공 충전소의 약 7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인프라 ETF도 신고가 행진
인프라 법안의 수혜를 노리는데 개별 종목을 골라 담기 어렵다면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관련 ETF는 신고가 행진 중이다. 앞서 8월 상원에서의 인프라 예산 절충안이 통과된 이후 부채한도 이슈 및 펠로시 하원의장의 사회복지 부양책 통과 요구 등으로 합의가 불투명해지자 관련 ETF도 약세를 보였었는데 지난달부터 반등했다.

미국 증시의 인프라 ETF 대표주자 '아이셰어즈 U.S. 인프라스트럭처 ETF(IFRA)'는 지난 5일 37.56달러로 2018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8일에도 37.98달러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10% 넘게 올랐다. 상위 구성 종목은 엔링크 미드스트림, PG&E 코퍼레이션, 원오크를 비롯한 에너지주와 CSX, 유니온퍼시픽 같은 운송주 등이다.

스마트 전력망, 스마트 빌딩 인프라, 지능형 교통 인프라 등 관련 기업에 투자해 ‘스마트 인프라’ ETF로 꼽히는 'SPDR S&P 켄쇼 인텔리전트 스트럭처스 ETF(SIMS)'도 지난달부터 8일까지 13% 올랐다. 8일 신고점을 경신했다.

'글로벌X US 인프라스트럭처 디벨롭먼트 ETF'(PAVE)는 철강기업 누로크, 전력회사 이튼 등을 담고 있는데 지난달부터 8일까지 13% 올랐다.

인프라 법안이 호재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원자재를 빨아들여 원자재발(發)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을 당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도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난 이슈는 해소 가능·불가능 여부가 아닌 언제 해소되느냐는 식의 시간 문제의 영역에 들어섰다"며 "Fed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은 별개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인프라 투자 효과는 미국만 누리는 게 아니라 한국 등 주요 교역국들로의 온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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