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유튜브 채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했다.
지난 7일 홍 의원의 공식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는 '홍준표를 만난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홍 의원을 지지하는 유튜브 채널 '상도TV'가 만들었다.
3분 30초 분량의 영상은 노 전 대통령과 홍 의원이 가상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시작은 성우 목소리로 홍 의원과 노 전 대통령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작된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이 "저승에서 보고 있기 답답해서 와봤다. 기분이 어떤가. 속이 쓰리지요?"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글쎄요 내 전력을 다 쏟아내니 오히려 평안해졌다고 해야 하나. 비록 패배는 했지만 정치 27년 인생에서 그 나름대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님처럼 되나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이게 제 한계라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어떤 마음으로 경선에 임했냐'는 질문에 "우선 책임감이었다. 나를 지지해주는 그 모습들을 내 눈으로 보니까 너무나도 고마웠고 또 받아본 적도 없는 젊은이들의 지지는 저한테 있어서는 엄청난 프라이드가 됐다"며 "그리고 그들에 좋은 미래를 주고 싶단 열망과 책임감으로 이번 경선에 임했다.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내 안에서 그토록 바라고 기도한 건 사실이지만은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걸 어쩌겠나. 다만 미안함은 남아 있다"고 했다.
누구에게 미안하냐는 물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나를 도와준 이들에게 미안하다. 모든 걸 걸고 나를 지지해준 동반자들에게 미안하다 약속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런 보수를 맡겨야 되는 이준석 대표에게 미안하다. 누구보다 울고 있을 내 각시와 아들들에게 미안하다. 나를 일으켜 세우고 믿어준 청년들에게 미안하다. 날 사랑해준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다시 부르기 전까진 이젠 멀리서 지켜봐야겠다"며 "청년들에게 주고 싶던 꿈과 희망이 담긴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 제 노력과 바람이 지금 당장은 이룰 수 없을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 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득표율 47.85%(34만 7963표)로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2위 홍 의원과는 단 6.35% 차였다.
홍 의원은 "깨끗이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입장을 밝힌 후 정작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비리 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을 당했다",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다" 등의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편집해 사용한 해당 영상은 7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