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지금은 부동산과 관련된 데이터가 모두 오픈돼 있습니다. 아파트 호가부터 거래량까지 모두 공개돼 있죠. 세금도 직접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집을 사거나 팔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내에는 ‘이사를 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지’ ‘내 연봉 수준에 맞는 아파트 가격은 얼마인지’ 예측해주는 서비스가 없더라고요. 이런 서비스를 만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크레이지알파카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 ‘부동부동’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김기은 대표(31)가 2020년 12월에 설립했다.
부동부동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프롭테크(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본인의 사회적, 경제적 데이터를 입력하면 현실에 맞는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분석한다. 부동부동은 이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개인화 서비스는 금융시장에서 사용되는 솔루션이다. 금융시장에서 초개인화 서비스는 소액 분산투자부터 암호화폐 로보어드바이저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는 아파트에 대한 정보 투명성이 전세계에서 상위권에 들 만큼 기반이 잘 구축돼 있다”며 “공개된 정보를 잘 활용하면 부동산 시장에서도 충분히 초개인화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을 사거나 팔 때는 금리부터 세금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직접 이해해야 하고 제일 나은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이 과정을 AI가 대신해주는 것이 부동부동 서비스다.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최상의 선택지를 추천하죠. 전세와 매매 중 어떤 것이 좋을지부터 세금부터 금리변동까지 각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서 예측해서 알려줍니다.”
현재는 개발이 완료돼 베타 서비스 중이다. 부동부동이 타켓으로 하는 고객층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SNS와 커뮤니티를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소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이 출시 첫 달 만에 사용자 1500명을 넘기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초개인화 부동산 정보 서비스 태동기죠. 10년 뒤에는 다수의 사람이 부동산 정보 분석 서비스를 활용해 이사를 결정할 것입니다.”
미국 코넬대에서 응용경제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한화자산운용에서 1조원 규모의 국내외 부동산펀드를 담당하는 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김 대표는 펀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기관과 자산가들은 접하는 수많은 맞춤형 서비스가 개인에게는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기관과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와 운용, 매각 시 검토하는 일을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산업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거래대금이 연간 360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이 시장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동부동 서비스는 충분히 블루오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크레이지알파카는 법인 설립 일주일 만에 벤처캐피털(VC)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설립 6개월 만에 전자계약부터 구조화 금융까지 다방면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협력사 유치에도 성공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회사가 여러 번의 굴곡을 겪었지만 좋은 팀원들 덕분에 지금까지 창업을 이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단위로 어려운 문제들이 쏟아져 한 명이 힘들어 쓰러지면 다른 팀원이 달려와서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힘들 때는 서로 몇 시간씩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나누며 기운을 북돋워 주기도 하죠. 행복한 팀원들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 중 하나도 현재 멤버 6명 모두가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는 것입니다.”
설립일 : 2020년 12월
주요사업 : 인공지능 기반 프롭테크 플랫폼 ‘부동부동’ 서비스 개발
성과 : 업무제휴사 5곳 유치, 시드라운드 투자유치 완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1 인공지능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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