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로 손꼽히는 쇼팽 국제 콩쿠르가 지난달 21일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막을 내렸다.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콩쿠르는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돼 2015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됐다.
2021년 제18회 쇼팽 콩쿠르 우승의 영예는 중국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에게 돌아갔다. 공동 2위는 일본의 교헤이 소리타, 이탈리아·슬로베니아의 알렉산더 가드예프가, 3위는 스페인의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가 수상했다. 본선에 진출한 7명의 한국인 피아니스트 중 유일하게 이혁이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순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올해는 유튜브를 통해 본선 1·2·3차와 결승 무대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송출돼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연주 실황을 볼 수 있었다. 필자도 학교 시험 공부로 지쳐 있는 와중에 유튜브로 송출되는 콩쿠르 실황을 보며 마음의 휴식을 취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참가자들이 떨리는 손으로 연주하는 쇼팽의 음악에 담긴 희로애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음악으로 위로받고 감동받을 수 있는 큰 행복이 내게 주어졌음에 다시금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수상 여부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완벽한 연주를 보여준 피아니스트들의 노력과 열정 또한 주목받아야 한다. 콩쿠르 특성상 심사위원의 개인적인 취향이 결과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에 누군가는 이번 콩쿠르 결과를 납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본선에 오른 87명의 피아니스트 모두 이미 인정받은 실력자라는 것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습을 거듭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 모든 피아니스트의 무대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시상식과 입상자 갈라 콘서트까지 모두 끝난 현재 시점에서 2015년 한국인 최초 우승자였던 조성진의 결선 무대 영상 조회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아마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다. 콩쿠르 내내 미스터치 하나 없었던 조성진의 연주는 올해 참가자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이었다. 이번 쇼팽 콩쿠르는 새로운 피아니스트를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우승자인 조성진의 진가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5년 후 열릴 제19회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도 우리나라 피아니스트의 끊임없는 활약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김재현 생글기자(문현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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