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계 챔피언 타이틀까지 차지했던 전직 프로 권투선수가 성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렸다.
A 씨는 지난 6월 서울시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던 중 함께 자리한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먼저 내게 욕을 하고 때려 방어했을 뿐 추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을 미뤄볼 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과장 없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내용도 피해자 진술과 일치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공개된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범행해 죄질이 상당히 나쁘고, 피고인이 모멸감과 수치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탄원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탓하며 불합리한 변호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를 회유하고 압박해 사건을 덮으려 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A 씨는 1980년대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또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동양챔피언자리까지 차지했고, 은퇴 후에는 체육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