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 고3 수험생 이모군(18)은 지난주부터 학교는 물론 학원에도 가지 않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18일)을 약 2주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군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컨디션이 악화할 수 있고 고립된 환경에서 시험을 보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조심하고 있다”며 “독서실은 다니지만 식사는 꼭 집에서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수능 전날인 17일까지 2주간 수능 특별방역 기간을 운영하고, 오는 12일까지 대학별 전형 방역 현장점검을 한다고 4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에게도 시험장을 제공해 모든 수험생에게 응시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의 이 같은 방역 강화 방침에도 수험생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10대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10대 비중은 4명 중 1명꼴인 24%까지 늘어났다. 중대본은 “10대들은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지만 예방 접종률이 낮아 확진자가 당분간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수능을 치를 수 있지만 “대부분 수험생은 남은 기간 학교보다 집에서 공부하기를 원한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 최대한 돌발 변수 없이 무사히 시험을 보고 싶어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가정학습 허용일’을 활용해 등교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정학습 허용 일수는 기존 40일에서 57일 안팎(수업 일수의 30%)으로 늘었다.
학원이나 독서실도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만 따로 신청해 듣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목동의 입시학원에서 근무하는 한 강사는 “등원을 꺼리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많아 ‘줌’으로 문제 풀이 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가정 내 방역을 위해 학교에 다니는 형제·자매를 아예 다른 집으로 보내는 사례도 있다. 고3 수험생인 딸과 중3 아들을 키우는 김모씨(50)는 아들을 친정집으로 보냈다.
김씨는 “아들의 활동량이 많은 데다 아직 백신 접종도 안 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체 격리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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