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덕동 일대 마포현대, 공덕1구역 등 노후 지역에서 정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마포구 내 새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과 5호선 애오개역이 인접해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개별 지역 몸값도 뛰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정비 사업 ‘탄력’
4일 마포구에 따르면 공덕동 마포현대는 지난 2일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했다. 1988년 조성된 이 아파트는 480가구로 지어졌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정밀안전진단에서 A~E등급 중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은 단지는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 재건축이 가능하다.재건축 호재로 실거래가도 오름세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8㎡는 지난 9월 13억45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1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공덕동 A공인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상대적으로 낮은 49점대를 받았다”며 “적정성 검토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덕동105 일대 공덕1구역에서도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 단계다. 이곳에서는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121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인근에는 ‘공덕자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서울역센트럴자이’ 등 지역 대표 아파트가 포진해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내년 3월쯤 철거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포현대 옆에 있는 공덕현대에서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989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83가구로 이뤄져 있다. 소규모 재건축은 대지 1만㎡ 미만 지역의 노후 연립주택, 소형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에서 주로 추진된다. 일반 재건축 사업에 비해 규제가 적고 추진 절차가 간단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도심 가깝고 고소득 배후 수요 풍부
공덕동 노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공덕역과 애오개역 사이에 있는 공덕18구역은 정비구역 재지정 단계를 밟고 있다. 사전타당성 검토를 위한 주민 의견 조사 결과 찬성률이 70%를 넘겼다. 주민 의견 수렴에서 찬성이 50% 이상이고 반대가 25% 미만이면 정비구역 지정 등 다음 재개발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공덕18구역은 2015년 10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마포구 아파트값이 뛰면서 사업에 재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투표 결과 71%가량의 찬성률을 확보했다”며 “용역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공덕동 119 일대에서는 공덕6구역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2010년 처음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상가 소유자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됐다. 하지만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 1만1326㎡에 166가구가 조성될 계획이다.
공덕역~마포역 구간의 마포로1구역(공덕동 255의 1 일대)은 재개발 사업의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마포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을 내놨다. 전체 54개 지구 중 사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5개 지구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기반 시설 정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마포구는 전용 84㎡가 20억원을 웃도는 아현뉴타운을 비롯해 인기 주거지역이 많다”며 “공덕동 일대는 광화문, 여의도 등으로 출퇴근하는 고소득 배후 수요가 많은 데다 학원가 등도 잘 갖춰져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