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이 촬영장까지 덮쳤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유차 배출가스(질소산화물)를 정화하는 '요소수' 품귀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면, 화물차 등 경유차와 건설용 중장비 등을 가동할 수 없어 '물류 마비'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촬영장도 요소수 대란 사태를 빗겨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출연진이 타는 카니발과 벤을 비롯해 스태프들을 운송하는 버스, 소품 운송 등을 위한 촬영용 차량 대부분이 경유를 사용하기 때문.
경유용 차량의 경우 2015년 배기가스 규제 단계 '유로6' 적용으로 요소수가 필수다.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시동도 걸리지 않아 운행이 불가하다.
한 매니지먼트 고위급 관계자는 "(촬영) 현장을 가려면 무조건 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요소수를 넣으려 해도 넣을 수가 없더라"라며 "조만간 해결되리라 믿지만, 당장 이동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촬영은 하루만 미뤄져도 제작비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스케줄 준수가 중요한데, 생각지 못한 요소수 대란 때문에 분주한 상황이다. 다들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데, 사태를 유연히 지나 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 매니저는 "예전에는 10리터 기준, 인터넷으로는 7000원 정도에 구매해 사용했는데, 요즘은 온라인 구매가 힘들뿐더러 최소 5만 원, 10만 원 까지도 한다고 하더라"라며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차가 멈추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일단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대란은 중국이 요소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불거졌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는데, 호주와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 졌고, 석탄 가격까지 급등하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요기업별 요청 물량의 수출검사 진행 상황 등 상세 현황을 파악하고 중국 측에 신속한 검사 진행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국의 조치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러시아 등 다른 국가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