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2일 14: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음악, 영상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음악 제작과 투자를 통해 더욱 빠르게 콘텐츠 IP를 축적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김진우 RBW 대표(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지런히 쌓아놓은 음악·영상 콘텐츠 IP가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0년 설립된 RBW는 음악?영상 제작 및 제작 대행, 매니지먼트 등을 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K팝 스타인 마마무의 소속사로 유명하다.
마마무의 활동을 통해 얻는 수익 비중이 상당히 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 회사의 가장 큰 수익 기반은 콘텐츠 IP다. 현재 2500여개의 음악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보유하고 있다. RBW가 지난해 음원?영상 등 저작권 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136억원으로 전체(개별 재무제표 기준 354억원)의 38.7%를 차지했다. 제작 대행(27.6%)과 매니지먼트(18.2%) 부문보다도 많다. 김 대표는 “2020년 전체 매출에서 마마무 및 멤버들의 매니지먼트 활동 매출(6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BW가 콘텐츠 IP를 바탕으로 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제작 대행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스타 작곡가인 김도훈 대표 프로듀서(PD)를 포함한 17명의 PD가 속한 제작시스템을 통해 본격적으로 회사가 권리를 갖는 음악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속 가수인 마마무, 원어스 등 외에도 휘성, 허각, 케이윌, 스탠딩에그 등의 음원 프로젝트 제작을 맡아 빠르게 콘텐츠 IP를 늘려갔다. 동시에 꾸준히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음원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인수했다. 김 대표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면 비용이 들긴 하지만 음원 발매 이후에는 오랫동안 안정적인 저작권 수익을 낼 수 있다” 며 “현재 음원 저작권만으로 연간 50억원 이상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소속 가수를 육성하기 시작한 것도 콘텐츠 IP 수익을 탄탄히 다지기 위해서였다. RBW는 2014년 마마무를 시작으로 직접 키운 가수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원어스, 원위, 퍼플키스 등이 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 ‘1호 가수’인 마마무가 7년간 내놓은 곡만 200여 개이다. 지난 3월엔 오마이걸, B1A4 등을 거느린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인기 아티스트가 있으면 품질 높은 음악 및 영상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며 “콘텐츠 IP를 효율적으로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아티스트를 대거 늘려 매니지먼트 사업에 치중하는 전략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지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BW는 이 같은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72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33.6%, 48.3%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매출 245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사업모델을 구축한 2013년부터 8년 넘게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RBW는 매출 규모가 올해는 500억원, 내년에는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TB네트워크, 포스코기술투자, SL인베스트먼트, BM벤처스 등 여러 벤처캐피털(VC)로부터 2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았다.
RBW는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기업공개(IPO)는 지난해 10월 하이브 이후 약 1년 만이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격(1만8700~2만1400원) 기준 시가총액은 1483억~1697억원이다. 상장을 통해 200억원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RBW는 조달한 자금을 콘텐츠 IP 투자 및 인수, 아티스트 레이블 인수합병(M&A), 콘텐츠 제작센터 구축 등에 투입해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글로벌 콘텐츠 IP 제작·투자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라며 “성과가 나타나면 콘텐츠 생산능력이 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