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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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가 나온 지 13년이 지난 현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30개의 거래소에서 1만3969개의 가상자산이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약 3310조 원에 이르렀다. 비트코인만 보더라도 현재 시세는 7600만 원, 시가총액은 약 1445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양적 성장 외에 질적 성장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가상자산 펀드 상품 출시, 각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테슬라 등의 결제서비스 시도 등 다양한 거래 및 투자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반 예술품, 연예기획 상품, 게임 아이템 등으로 활용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가상현실·메타버스 시장의 발달 등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상자산 도미넌스 차트의 모습도 이런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과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다양화를 일부 반영한다고 생각된다. 초기에 90%를 상회하던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최근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맞춰 가상자산 관련 규제도 점점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발표됐다. 해당 안에는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의 정의를 포함해 P2P(개인 간) 거래, 가상자산사업자의 라이선스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됐다.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NFT와 디파이 금융에 대한 취급 및 트래블 룰(travle rule)에 관한 사항 등도 포함됐다. 가상자산 및 관련 산업의 제도권 내 편입을 방증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국내에서도 지난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가 처음 이뤄지고 블록체인 진흥에 관한 법안 논의도 이뤄지는 등 관련 규제가 좀 더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이른바 '규제 지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 등과 달리 당국에선 사업과 업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관할에 대한 의식적인 회피 내지는 미온적인 대응만 해왔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또한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나 검토 없이 규제를 먼저 시도한다는 불만도 있다. 가상자산 거래 매커니즘에 대한 충분한 고려나 검토 없이 2022년부터 소득세법 등 개정으로 세수 확보만 서두른다는 비판도 있다. 특금법 등 관련 규제에 대한 검토도 부족해 법률상 흠결 내지는 실무상 모순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신규 가상자산사업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야만 신고 접수를 할 수 있는데, 정보통신망법 및 관련고시에 따르면 관련 시스템을 최소 2개월 운영한 경우에 한해 ISMS 인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현재 새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고자 하는 사업자는 신고접수 의사와 능력이 있다고 해도 ISMS 운영이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못하고 당국의 가이드라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 및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이번 FATF 가이드라인 최종안 발표를 계기로 섣부른 규제 입법보다는 충분한 검토 속에 좀 더 체계화된 규제가 들어서길 바란다. 그리고 산업 발전과 선순환하는 구조가 정착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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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금융회사 관련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핀테크·IT 규제 등의 분야에서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비롯한 금융혁신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가상자산거래소 및 핀테크 관련 기업에 상시적으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가상자산거래소 임원들 관련 형사사건에서 수사·공판 단계 전반에 걸쳐 성공적인 방어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