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야외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패딩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보복 소비' 심리로 고가 패딩에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길이가 짧은 쇼트 패딩, 퀼팅(누빔)이 없어 단정해 보이는 '논퀼팅 패딩'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을·겨울(FW)시즌에는 고가 프리미엄 패딩 '새 얼굴'들이 눈에 띈다. 듀베티카, 크리스조이 등 신생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다.
에프앤에프(F&F)의 듀베티카는 연말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14곳 신규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700% 신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보그 이탈리아의 스타일리스트가 론칭한 브랜드 '크리스조이'도 지난달 말 현대백화점 본점에 단기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크리스조이의 대표 상품인 '퍼프 패딩 재킷'은 가격이 180만원대다. 이'크롭 패딩 재킷'은 130만원대, '트위드 패딩 재킷' 270만원에 판매되며 제품 대부분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크리스조이는 지금까지 국내에 공식 입점한 적이 없어 이번 현대백화점 팝업스토어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 된다.
패딩 길이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올겨울 기장이 짧은 '쇼트패딩'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아웃도어 브랜드와 사전 기획을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했다. 기획 상품으로 네파, 블랙야크와 함께 1만6000벌(판매가 기준 34억원) 규모의 쇼트패딩 등을 내놨다.
쇼트패딩이 인기를 끈 데는 올 초 허리 라인이 보일 정도로 기장이 짧은 '크롭톱' 유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길이가 짧아 발랄한 느낌을 줄 수 있으며 하의 디자인도 드러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퀼팅이 없는 '논퀼팅' 패딩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퀼팅은 패딩의 충전재가 골고루 분산되도록 하기 위해 들어간다. 논퀼팅 제품은 특수 충전재를 사용하거나 패딩 안쪽에 누빔을 넣어 충전재가 뭉치지 않도록 한다. 퀼팅이 없어 옷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매끈하고 깔끔해 보인다.
실제로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특허받은 다운 패브릭을 사용한 논퀼팅 제품 '씬에어 다운'을 올겨울 선보였다. 퀼팅 재봉선이 없어 털 빠짐이 없고 따뜻하면서 가볍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K2는 수지를 모델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제품을 마케팅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가수 아이유와 그룹 엑소(EXO) 멤버 카이를 내세워 'bcc 부스터 후드 다운 재킷'을 판매한다. 논퀼팅 기법으로 제작된 후드형 패딩으로, 탄소에서 추출한 섬유 그래핀 원사를 안감으로 적용해 정전기를 최소화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줄어들며 지난 2년간 패딩을 사지 않았던 소비자들이 올 겨울에는 패딩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제 막 겨울에 진입하는 시기인 만큼 패딩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