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해 광고 마케팅 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들이 제품 수급에 난항을 겪게 되자 광고·홍보비 지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미국 광고업계를 뜻하는 매디슨가가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원재료 수급부터 완제품 선적까지 전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충분히 비축해두기 어려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판촉행사 등을 벌이는 게 합리적인지'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허쉬와 킴벌리클락, 처치앤드와이트 등 소비재 기업들이 최근 공급망 문제로 인해 3분기 광고와 마케팅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브랜딩 기업인 스털링브랜즈의 수전 칸토어 최고경영자(CEO)는 "창고가 비어있을 때 수요를 촉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광고 업계의 양대산맥인 페이스북과 스냅도 최근 공급망 붕괴와 그로 인한 병목 현상 등에 의해 오는 4분기에 수익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애플사가 사생활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소비자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없게 됐다는 점도 두 기업의 광고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폭스코퍼레이션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라클란 머독은 "최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와 통신기업들로부터 광고 철회 연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공급 문제일 뿐 수요 부족 문제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우리는 해당 기업고객들과 그 파트너사들이 판매 가능한 자동차를 공급받게 되면 광고 수요에 다시금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이는 광고시장이 소비자 수요 회복과 코로나19 봉쇄 규제조치 종료 등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기 시작한 와중에 나온 후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4분기는 연말과 휴일 시즌 등으로 인해 광고 미디어 기업들에 가장 수익성이 좋은 시기로 꼽혀왔지만, 올해는 공급망 문제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