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와 변호사 단체들의 강력 견제에도 불구하고 리걸테크산업에 도전하는 젊은 창업인은 증가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을 보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29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에 따르면 코스포 산하 리걸테크산업협의회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25개사다. 작년 12월 협의회 출범 당시 20개사에서 1년이 채 안 돼 5곳 늘었다. 이 협의회는 업체 간 소통을 통한 기술 발전과 제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꾸려졌다.
협의회 출범 후 새로 참여한 업체는 내용증명의 힘, 리걸엔진, 모두싸인, 세무통, 불후의변호사다. 내용증명의 힘은 변호사들이 직접 작성한 내용증명 샘플을 무료로 이용해 직접 내용증명을 작성해볼 수 있는 서비스다. 리걸엔진은 법원의 판례와 유권해석을 검색해볼 수 있는 사이트며, 모두싸인은 전자계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무통은 세무사 가격비교 사이트, 불후의변호사는 법률 중개 플랫폼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이 제시한 분류상 세계 리걸테크 기업들이 제공 중인 서비스는 9가지로 나뉜다. 이 중 △법률 문서 작성 자동화 △법조문·판결문 등 정보 검색 △변호사 중개 △소송 통계·예측 △온라인 분쟁해결 5개 영역은 앞으로 국내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나머지 4개는 △전자증거 개시 △컴플라이언스 △법률 교육 △리걸 매니지먼트 분야다.
현재 국내 리걸테크 업체 대다수는 판례 검색과 법률문서 작성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2010년 창업해 국내 최초 리걸테크 기업으로 꼽히는 인텔리콘의 ‘유렉스’는 법령 검색 서비스다. 일반적인 문장 형태로 검색해도 그 의미를 이해해 관련 법령 리스트를 제시한다. 인텔리콘의 또 다른 프로그램 ‘알파로’는 지능형 계약분석기다. 계약서 문서를 입력하면 그 의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요소, 누락요소 등을 파악하고 수정을 위한 해설까지 제공한다.
다른 스타트업인 머니백은 못 받은 돈을 받고 싶을 때 일반 변호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급명령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해진 양식에 따라 채권 성격(대여금, 매매대금, 임대차보증금 등)을 입력하고 빌려준 날과 금액, 이율, 받기로 한 날, 증거파일 등을 입력하면 지급명령 신청서와 위임장 작성, 지급명령 신청까지 가능하다. 휴멕스아이티가 내놓은 클라우드로는 변호사의 고객 상담부터 진행상황, 절차, 목록 등 로펌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변호사 도우미’ 시스템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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