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전국에 걸쳐 발생한 KT 유·무선 통신장애에 대해 KT가 26일 공식 사과했다. KT 이용자들에게 자체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발표했다.
KT는 이날 구현모 KT 대표 명의로 발표한 공식 사과문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설비를 새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가 발생해 통신 장애를 일으켰다”며 “불편을 겪은 고객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알렸다. 통신 장애 당시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잘못 지목한 이유에 대해선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외부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추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어 “조속하게 보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상 내용은 법률 검토 등을 거쳐 정할 계획이다. 이번 장애 보상은 서비스 약관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KT의 약관대로라면 통신 서비스가 연속 3시간 이상 끊긴 경우부터가 보상 대상에 들어간다. 전날 통신 장애는 지역에 따라 30~85분 가량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법률상 의무가 없는 보상 절차에 나서는 일이다보니 경영상 배임 논란이 일 수 있다”며 “보상 범위와 내용 등은 법률 검토를 거쳐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통신장애 보상안 마련까지는 최소한 수주가 걸릴 전망이다.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의 경우엔 통신 장애 피해 보상안 확정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이번 통신 장애는 아현지사 화재 당시에 비해 기간이 짧지만 범위가 훨씬 넓다. 아현지사 화재 영향은 서울 마포, 용산, 서대문, 은평 등에만 국한됐다.
통신업계 안팎에선 KT가 지불해야할 보상액 규모가 최소 수십억원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시간 가량 (통신) 서비스 불가에 대해 일할 계산 형태로 손해배상하는 안을 가정할 경우 73억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개인 이용자에 대해서만 계산한 금액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기업 등의 영업 피해를 정식으로 접수받아 배상할 경우 보상액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당국도 KT에 피해 보상안 마련을 촉구했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KT에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 대한 보상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경기 과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KT에 후속 조치 마련을 당부할 예정이다.
선한결/서민준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