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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 9대가 일본車인 나라…현대차, 전기차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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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전진 기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일본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90%대에 달하는 만만찮은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로 이 지역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이 낮아 구매 잠재력도 높다. 다만 현재는 일본차 브랜드 비중이 독보적으로, 현대차는 전기차를 내세워 점유율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첫 삽을 뜬 현지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장은 올해 말께 완공돼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한다. 아세안 전략 차종으로 새로 개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U2 id'(프로젝트명), 소형 다목적차량(MPV) 'KS'(프로젝트명)부터 생산된다.

아직은 검토 단계지만 전기차 생산도 확정적이다. 현대차는 당초 전기차 생산을 염두하고 이를 공장 설립에 반영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첫 생산차는 소형 SUV 크레타가 낙점됐다. 크레타는 내년 1~2월 첫 출시된다. 같은 해 3월에는 전기차 아이오닉5가 연간 1000대 규모로 생산될 예정이다.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설립한다. 오는 2024년부터 연간 전기차 15만대분 이상의 배터리셀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해당 배터리셀은 델타마스 공장 전기차 생산에 사용된다.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소득 수준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2억7636만명을 보유한 인구 대국임에도 인도네시아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명당 0.9~1명에 불과하다. 지난 5년간 평균 판매량은 연간 기준 110만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수요가 줄며 판매량이 53만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한 상태지만 매년 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포인트. 인구 평균 연령이 29세로 젊다는 점도 자동차 판매 증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지역 첫 번째 생산 거점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데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독식하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로선 치밀한 전략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인도네시아 상위 1~5위 업체 판매 순위에는 모두 일본차 브랜드다. 이들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94%에 육박한다. 도요타(33.1%) 다이하쓰(18.4%) 미쓰비시(12.3%) 혼다(10.8%) 스즈키(10.4%) 등이다. 반면 현대차·기아 점유율은 각각 0.34%, 0.39%로 합산 0.73%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반전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 인도네시아 전기차 투자에 소극적인 일본차 브랜드의 빈틈을 노리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현지에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했다. 표본(534대)이 많지 않으나 올해 1~9월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88%(473대)를 현대차 2개 모델이 차지했다.

정부 지원 아래 친환경차 정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로선 긍정적 요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대통령령으로 국내 신차의 20%를 전기차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뒤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는 2040년부터 전기 오토바이, 2050년부터는 전기차에 한해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친환경차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까지 잡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차량을 아세안 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참여국에 무관세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26년 약 449만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중국, 미국, 유럽 시장 다음으로 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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