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메타버스(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한다. 페이스북, 구글, 로블록스 등 거대 IT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에 한국과 일본 대표 IT기업이 함께 도전장을 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손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약 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금의 상당액은 1000억달러가량을 운용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서 조달한다. 이 밖에 국내 벤처캐피털(VC) 서너 곳이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애초 비전펀드의 단일 투자로 진행되다 최근 제페토의 인기가 급상승하자 다른 투자자들이 가세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제페토는 세계 2억4000만 명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거나 게임을 즐기고, 패션 아이템 제작 및 판매 등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인터넷 서비스 중 게임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용자 대부분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80%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제페토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 본격 뛰어들게 됐다. 제페토는 해외 이용자가 90%를 넘지만 이 가운데 중국 이용자가 70%라 글로벌 플랫폼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페토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일본은 물론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올해 1485억달러(약 174조원)로 262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2030년께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는 1조5429억달러, 2336만 명으로 각각 10배, 9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대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며 “이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넥스트(next) 구글, 페이스북, 애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김채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