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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성패, 데이터 확보에 달려…정부 정책까지 예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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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하려는 일은 대부분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수렴된다. 제조 AI는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설비의 고장을 예방하고, 금융 AI는 금융투자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가 오를 주식 종목을 예측한다.

정부 정책은 어떨까. 그동안 ‘정책은 고도로 복잡한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AI 스타트업 피스컬노트는 이런 정부 정책까지 ‘예측 가능’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업은 세계 주요 국가의 법률과 정책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특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법이 시행되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한다. 미국 법안 통과 예측 정확도는 94%에 이른다.

창업 초기부터 데이터 확보에 주력
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스컬노트의 성공은 머신러닝(기계학습)과 같은 고급 AI 기술과 방대한 빅데이터가 결합하면 정부 정책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분야에서도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다음달 10일 개막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21’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제대로 하기’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피스컬노트는 황 대표가 2013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설립했다. 창업 8년 만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0억달러가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됐다. 피스컬노트의 고객은 미국 국방부, 미국 중앙정보국(CIA), 마이크로소프트(M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존슨앤드존슨, 3M, 맥도날드 등 5000여 개에 이른다.

황 대표는 “디지털 전환의 성패는 데이터가 좌우한다”며 “피스컬노트도 창업 초기부터 빅데이터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의 정책과 법령 발표, 정책 관련 판결이나 예산 및 세제 관련 언론 보도는 물론 시위, 조세 저항 움직임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한다”고 소개했다.

AI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황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분석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며 “정책은 산업, 의료, 식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를 대거 섭외해 AI 분석을 함께 수행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온라인상 정보를 AI로 자동 수집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지금은 데이터 수집 과정의 상당 부분을 AI로 자동화했다.
ESG로 눈 돌려
황 대표로부터 “디지털 전환엔 AI와 같은 정보기술(IT)이 필수지만 기술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황 대표는 “기업이 놀라운 기술을 구축할 수 있지만 기술의 상용화나 의미있는 부가가치가 없으면 사업은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피스컬노트가 정치와 AI의 융합으로 신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고객이 무엇을 더 원하고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피스컬노트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타진하고 있다”며 “최근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피스컬노트는 이를 위해 올 8월 ESG 관리 자동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스타트업 이퀼리브리엄을 인수했다. 황 대표는 “ESG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규제 분야”라며 “기업이 ESG 경영을 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와 SW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로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인재 유치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좋은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 개인별로 어디서 동기를 얻는지 잘 이해하고 그들의 기술·경력 개발을 세심하게 지원하는 회사가 우수 인재 확보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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