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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기업 채권값 폭락…투자자들 "디폴트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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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을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으면서 이들 기업이 발행한 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 경쟁사인 화양녠그룹은 이달 초 2억600만달러(약 243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화양녠의 부채 규모는 128억달러로 헝다(3000억달러)에 비하면 작지만 디폴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화양녠 외에도 최소 4개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디폴트를 맞았거나 투자자들에게 채무 상환 기한 연장을 요청한 상황이다. 오는 25일에는 모던랜드가 2억5000만달러의 채권 만기를 맞는다. 이 회사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자문위원을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차이나프로퍼티그룹은 지난 15일 만기였던 2억2600만달러의 채권을 갚지 못했다. 소규모 개발업체 시닉홀딩스는 지난주 2억4600만달러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고 ‘선택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권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국제 고수익 채권 시장의 미지급 부채 1970억달러 중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중국 고수익 채권 평균 수익률은 지난주 23%를 웃돌았고, 20일에는 20.3%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치가 낮아져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채권 매도세가 정점에 달했던 13일에는 채권 평균 가격이 21% 폭락하면서 2011년 10월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징 시마 BCA리서치 전략가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발행한 고수익 채권을 어쩔 수 없이 처분하고 있다”며 “이들 회사의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 60억달러 이상의 부채가 만기를 맞는다”며 “이는 이달 22억달러보다 많은 수치로 재융자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업체의 부동산 판매량도 이미 연간 기준으로 20~30% 이상 감소했고, 이런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관측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수많은 중국 개발업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자금 사정이 빠듯한 가운데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앞으로 6~12개월 동안은 부동산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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