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달아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가 곧 열린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6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최근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한 청약에서 모집 물량의 94%에 해당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우리사주 청약률이 68% 수준에 그쳤지만, 주주들이 배정 물량의 95%가량을 청약하면서 목표 조달금액의 대부분을 채웠다. 이 회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실권주 66만480주에 대한 일반청약을 받는다. 현재 시세보다 10% 이상 싸게 신주를 살 수 있음을 고려하면 무난히 투자 수요가 모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말엔 에어부산이 227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주주 및 우리사주 대상 청약에서 모집 물량보다 5% 많은 주문을 받으며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도 유상증자로 150억원을 조달했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면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LCC들의 자금 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전략을 택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다음달 위드 코로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가 하락세를 타던 LCC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제주항공 주가는 2만1350원으로 올 들어 16.3% 올랐다. 신주 발행가격(1만8350원)보다 약 16% 높은 수준이다.
LCC들이 연이어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증자와 지분 매각 등을 앞둔 다른 LCC들도 자금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음달 진에어가 123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성정을 새 주인으로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매각대금 중 대부분이 이스타항공으로 유입되는 구조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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