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올 3분기 실적이 업계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아두헬름의 개발사인 바이오젠은 이 약의 3분기 매출이 30만달러(약 3억5250만원)에 그쳤으며, 미국에서 약의 보급이 지연되고 있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두헬름은 지난 6월 출시 당시만 해도 제약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신약이었다. 미국 현지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에만 1400만달러(164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치(컨센서스)를 내놨다. 하지만 실제 매출은 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쳤다.
미셸 보나소스 바이오젠 CEO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아두헬름의 사용을 막고 있다”며 “상환 능력이 불명확한 환자들의 약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은 아두헬름은 연간 5만6000달러(6580만원)에 이르는 비싼 약가로 비판받기도 했다. 현재 아두헬름 매출의 열쇠는 미국의 노인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가 쥐고 있다. 메디케어는 아두헬름의 보험급여 지급에 대한 결정을 내년 4월에 내릴 예정이다.
아두헬름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젠의 주가 또한 고전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두헬름 외에 바이오젠의 다른 치료제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텍피데라(Tecfidera)의 3분기 매출은 4억9800만달러로 48% 감소했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Spinraza)는 10% 감소한 4억4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두헬름이 FDA 승인을 받은 6월 주당 396.64달러까지 치솟았던 바이오젠의 주가는 간밤 268.13달러로 32.4% 내려앉았다.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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