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 석탄 등 대기오염 물질에 들어있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수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사진)는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피부과와 함께 공동 연구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농도와 천식,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의 상관성’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5년과 2006년 미국 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환자 2242명을 연령별·체중별로 나눠 소변에서 측정한 9가지 PAH 유도체 농도와 아토피 질환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PAHs는 자동차 매연, 석탄, 기름, 가스 등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이다. 인체 내 들어온 PAHs는 주로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분석 결과 1-히드록시나프탈렌, 2·3·9-히드록시플루오렌 등 4가지 PAH 유도체의 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천식 발생률이 2.1~2.9배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6~17세 소아 및 청소년은 1-히드록시나프탈렌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천식 발병률이 높아졌다. 50세 이상 고령층은 3-히드록시페난트렌과 1-히드록시파이렌의 농도가 높을수록 아토피의 발병 위험이 최대 5.2배 증가했다.
비만도 알레르기 질환 발병률을 높였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및 비만 그룹은 2-히드록시페난트렌의 농도가 높을수록 아토피 발병률이 증가했다. 1-히드록시나프탈렌과 2·3·9-히드록시플루오렌 등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천식 발병률도 높아졌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PAH 유도체와 호흡기 질환인 천식 발병 간에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그리고 과체중 및 비만일 경우 특정 PAH 유도체가 아토피 피부염 및 천식의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SCIE)인 ‘피부과치료저널’에 게재됐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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