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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아파트도 쉽지 않네…보류지 잇따라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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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재개발아파트에서 나온 고가 보류지 물건이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데다,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시가와 비슷하거나 높게 최저 입찰가를 책정하면서다.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조합원 증가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해 놓은 물건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삼호가든맨션3차) 보류지 다섯 가구가 모두 유찰됐다.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재건축조합이 지난 19일까지 공개입찰한 물건이다. 전용면적 59㎡ 1가구와 전용 84㎡ 4가구로, 최저 입찰가는 각각 29억원과 33억원이었다. 지난 6월 입주한 이 단지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매매 거래 내역이 아직 없다. 전용 84㎡ 호가는 33억원이다. 반포 R공인 관계자는 “조합이 제시한 최저입찰가는 시장 호가 수준”이라며 “시세보다 싼 느낌이 들지 않고 최근 매매시장도 주춤한 모양새를 보여 수요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보류지는 주로 경쟁 입찰로 매각한다. 조합이 시세, 옵션 등을 고려해 최저 입찰가를 임의로 결정한다. 사실상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후분양 성격을 띤다.

과거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았다. 최근 들어서는 최저입찰가가 시세와 차이가 없는 데다가 부동산시장이 주춤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보류지 매각이 차질을 빚는 분위기다.


최근 서초구 래미안리더스원(서초우성1차) 보류지 매각에서도 아홉 가구 중 네 가구가 유찰됐다. 지난 2월부터 두 차례나 매각에 나섰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래미안리더스원 조합은 이달 3차 매각 공고를 냈다. 전용 74㎡의 최저 입찰가를 26억원으로 정했으며, 전용 84㎡와 114㎡는 각각 30억원과 35억원이다. 전용 84㎡ 기준 지난 8월 30억원에 팔렸던 점을 감안하면 시세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응암2구역 재개발) 보류지는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네 차례 유찰돼 이날 다섯 번째 매각에 나선 상태다. 이 단지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시장에 ‘집값 고점’ 심리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데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물량이 부족해지다 보니 지난 2019~2020년까지만 해도 보류지 매물의 인기가 뜨거웠다. 최저 입찰가보다 수억 원을 더 얹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해 10월 보류지 입찰이 진행된 노원구 상계동의 ‘포레나노원’ 전용 84㎡의 경우 입찰 예정가인 11억9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13억5999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보류지 매각이 쉽지 않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정부의 대출 중단 조치 및 세제 강화 등 매수세가 다시 잠잠해진 탓에 “낙찰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거침없이 오르던 서울 집값은 최근 들어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매주 0.2~0.22%의 상승률을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9월 27일부터 2주 연속 0.19%로 내려앉더니 지난주에는 0.17%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들이 몇 차례 매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최저입찰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보류지 매각은 계약과 중도금, 잔금 등을 짧은 시간 안에 대출 없이 현금으로 치러야 하다 보니 시세 보다 저렴한 느낌이 없으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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