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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패션 아울렛 공식 깨니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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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126억원이던 이랜드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020년 16억원으로 급전직하했다. 2조원이 넘었던 매출도 무려 17% 줄었다. 코로나19는 회사 존립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패션 이월 제품을 쌓아두고 팔던 도심형 아울렛 방식으로는 생존마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핵심 점포부터 대대적 변신을 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매출 2등 점포인 서울 NC강서점이 쇄신의 선봉을 맡아 도심형 아울렛에서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에 나섰다.

20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NC강서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전달 대비로는 60% 늘었다. NC강서점은 올 들어 지난달 초까지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했다. 300개 브랜드 중 3분의 1 수준인 90여 개를 갈아치웠다. 빈 자리는 유아동과 리빙, 가전 분야와 카페로 채웠다. 리빙, 유아동 역시 백화점에 주로 입점하는 초고가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로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80%를 넘던 패션 비중은 60%대로 줄였다.

소비자들이 쉴 공간도 늘렸다. 1층 출입문 옆에 스타벅스 매장을 열고 서울 청담의 유명 베이커리 카페 ‘오프닛’을 옥상에 입점시켰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지역 상권인 서울 서부권의 3040 젊은 엄마들을 다시 잡자는 각오로 점포를 뜯어고쳤다”며 “아동, 리빙 등 일부 카테고리는 리뉴얼 후 평당 매출이 최대 3배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담당하는 회사다. 2001아울렛, 뉴코아, NC백화점 등 패션 이월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도심형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로 실적이 급감했다. 야외 시설이 많은 교외형 아울렛을 찾거나 인터넷 쇼핑으로 소비자가 옮겨가면서 지난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99% 감소한 16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 50개였던 점포 수는 현재 44개로 줄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탈패션 아울렛’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취임한 안영훈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소비자들이 4시간 이상 시간을 보낼 만한 점포’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NC강서점이 리뉴얼 후 호실적을 낸 만큼 이랜드리테일은 전 점포로 리뉴얼을 확대할 계획이다. NC송파점, 불광점 등 주위에 대형 럭셔리 백화점이 없는 점포들이 주 대상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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