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흥구 구갈동 ‘한성1·2차’에 이어 수지구 풍덕천동 ‘수지삼성2·4차’도 최근 재건축 첫 단계인 예비 안전진단(현지 조사)을 통과했다. 수지구에선 사업 추진 속도가 재건축보다 빠른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지삼성2·4차는 최근 용인시로부터 예비 안전진단 통과 통보를 받았다. 용인시 관계자는 “연내에 2차 관문인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안전진단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1994~1995년 준공된 수지삼성2·4차는 총 14개 동, 1557가구로 구성돼 있다. 전용면적 59·60·74㎡의 소형 위주다.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다.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실거래가도 뛰고 있다. 수지삼성4차 전용 59㎡는 지난달 7억4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5억99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넘게 오른 금액이다. 현재 호가는 7억5000만~7억8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수지삼성2차 전용 74㎡도 지난 8월 8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풍덕천동 D공인 관계자는 “경기 분당, 판교 등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고 경부고속도로도 인접해 있어 ‘직주근접’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용인시는 지난 3월 발표한 ‘2030 도시·주거 환경 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수지삼성2·4차를 포함한 9개 단지를 1단계 정비 예정 구역(2021~2022년 추진)으로 지정했다. 수지구에선 수지삼성2차 맞은편에 있는 ‘한성’(774가구·1995년 준공)도 포함됐다. 이 단지 역시 지난 5월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수지삼성2·4차와 한성은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져 안전진단 최종 통과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수지구에선 용적률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움직임도 활발하다. 풍덕천동 ‘삼익·풍림·동아’(1620가구·1994년 준공)와 ‘수지신정9단지주공’(812가구·2000년 준공), ‘신정8단지현대성우’(1239가구·1999년 준공) 등이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용인은 1기 신도시에 비해 아파트 용적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단지가 많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최근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지·기흥구 택지지구 내 공동주택 리모델링 용적률 상한을 종전 210%에서 300%로 대폭 높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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