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도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 유럽에선 대홍수가, 미국에선 가뭄과 산불이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 홍수, 가뭄 등 기후변화로 전 세계에서 매년 약 15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세계 주요국에선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인류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새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ESG 개선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DX)이다.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들을 각계 전문가와 고민해보는 자리가 오는 11월 10~1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마련된다. 한국경제신문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1’ 행사다.
‘ESG 선도국’ 덴마크의 비결
올해 인재포럼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기조 세션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가 맡는다. 그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덴마크의 정책과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대해 연설한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요소로 기후(climate), 사회적 통합(cohesion), 문화(culture), 영리함(cleverness) ‘4C’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유럽은 세계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덴마크는 유럽 안에서도 다른 주요국보다 앞서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국가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2009~2011년, 2015~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덴마크 총리를 지내며 관련 정책 실행을 주도했다.
2018년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덴마크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양국은 “녹색성장 동맹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도 모범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국가다. 지난달 10일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뒤 비교적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성급하게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가 확진자 급증으로 홍역을 치른 일부 국가와 비교된다. 성공적인 위드 코로나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명경제로의 전환
‘유럽을 대표하는 석학’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아탈리아소시에 대표도 ‘생명경제로의 전환’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친다.그는 20여 년 전인 1999년 펴낸 《21세기 사전》을 통해 팬데믹(대유행)을 경고한 바 있다. 2018년에 출간한 《미래대예측》에선 “분노가 부추긴 이기주의가 전염병을 빠르게 확산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예측은 현실이 됐다.
아탈리 대표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데믹이라는 재앙을 만들어낸 과거와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이번 특강에서 제시할 ‘생명경제’란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목표로 삼는 경제 패러다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연결된 미래의 영역이다. 기후, 환경, 건강, 쓰레기 관리, 상하수도 관리, 스포츠, 섭생, 농업, 교육, 클린에너지, 디지털, 주거 등의 분야를 포괄한다.
디지털전환이 탄소중립 이끌어
기업들은 ESG 외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했고, 식품·유통 등 전통 산업까지 디지털 전환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디지털 전환은 ESG 경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등 기술 혁신을 통해 ESG 경영 실천은 물론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 등이 이 같은 대표적 혁신 기술로 꼽힌다.
국내에선 용광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철강생산 품질을 높인 포스코가 성공 사례로 제시된다. 올해 행사에선 ESG 경영에 디지털을 접목해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기업 관계자들이 참가해 그 비결을 들려줄 예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