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3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연금 개혁,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비위 및 솜방망이 징계 등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이날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국민연금 국감에선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추진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지사는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유료인 일산대교의 무료화를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일산대교 민간투자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고 운영권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기도와 고양·파주·김포시가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이 100%인 일산대교 운영사에 2000억원을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정치쇼’를 펼치며 전 국민 노후자금을 약탈하고 있다”며 “연기금 운용 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연금을 정치권 쌈짓돈으로 이용하려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정숙 의원도 “2038년까지 일산대교로 얻을 수익이 약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보상금 2000억원을 제시했는데 애초에 공단이 투자한 비용이 2661억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일산대교 공익처분은 이 지사가 대선 출마 선언 전부터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일산대교를 무료화하겠다고 주장했다”며 “정쟁으로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인데 이번 연금 개혁은 물 건너갔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금처럼 덜 내고 많이 받아가는 구조로 가면 586세대가 미래세대 뼈까지 발라먹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단 광주지역본부의 전 본부장이 콜센터 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지만 ‘정직 1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서 의원은 “전 광주지역본부장이 지난 3월 노사간담회에서 콜센터 근무환경을 말하면서 ‘사창가가 연상된다’는 발언을 했다”며 “정직 기간인 7월 동일 직급인 1급 전문위원으로, 8월에는 다른 지역 1급 지사장으로 발령 냈는데 이는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몰아붙였다.
김용진 이사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공단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 사과드리며 기금 운용 등을 비롯한 업무 전반을 점검하고 인적 쇄신 방안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해 7월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이 대마초를 흡입한 사실에 대해 경찰에 고발했다. 공단은 이후 이들을 모두 해임 조치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성 비위,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 채용 비위, 음주운전, 마약’ 등 6개 비위는 1회만 위반해도 해임 이상으로 강력 제재한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공표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