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바로 앞에 높이 100m가량의 고층 오피스텔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신축 오피스텔이 아파트와 바짝 붙는 형태로 지어져 조망권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 불만에 해당 오피스텔 건립 시행사는 아파트와 마주 보는 벽면에는 창을 내지 않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영등포구청 등에 따르면 시행사 화이트코리아는 대우트럼프월드2차 아파트 주변의 주유소 부지를 매입한 뒤 지상 29층 높이 오피스텔을 짓기 위한 건축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오피스텔 건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반발했다. 일부 동이 영향을 받는 인근 여의도자이 주민들도 구청에 민원을 넣는 등 오피스텔 신축 반대에 동참했다.
이곳이 일반상업지역으로 오피스텔 신축에 법적 하자가 없다 해도 주거권을 침해당하는 만큼 아파트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29층 오피스텔을 아파트 바로 옆에 짓는다고 한다. 아파트 전경을 가리는 것은 물론 오피스텔에서 아파트 사생활도 전부 다 보이게 될 것”이라며 “아파트 화재 시엔 진화가 어려워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 요구가 잇따르자 지난달 말 영등포 소방서에서 현장 실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코앞에 암벽 덩어리가 생기는 꼴”이라며 오피스텔 신축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영등포구청은 “해당 부지는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건축 허가가 진행 중으로, 건축물 용도를 편의시설로 변경하거나 규모를 축소해 신축하도록 강제하긴 어렵다”면서 “인근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건축 관계자에게 행정지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