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가 확산하면서 자연히 보안 위협도 느는 추세입니다. 사람들이 업무와 사생활이라는 두 가지 영역을 같은 장비로 처리하니까요. 이에 맞춰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게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로버트 블루모프 아카마이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 측면에서 쏟아지는 보안 공격이 시스템 전반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엣지 플랫폼 기반 보안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루모프 CTO는 글로벌 보안기업 아카마이에서 총괄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블루모프 CTO는 “이전엔 웹사이트 다운 수준에 그치기 십상이었던 보안 공격이 이젠 사회 서비스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정도로 강해졌다”고 했다. 지난 5월 미국 송유관 기업 콜로니얼파이프라인, 브라질 기반 육가공기업 JBS 등이 해킹을 당해 한동안 피해가 이어졌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
그는 “산업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보안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그간 통상은 금융·커머스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던 보안 위협이 교육기관, 헬스케어 기업, 육가공 공장 등 곳곳을 겨냥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엣지 기반 보안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엣지란 데이터 처리의 끝단 혹은 기지격 위치를 뜻한다. 그는 “데이터가 여러곳으로 분산되면 관리할 정책이 많아지고, 이때 간극이 생기면서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엣지 플랫폼 기반 보안 시스템을 운영하면 특정 분야에서 공격이 이뤄져도 이를 효율적으로 막고, 공격이 다른 지점으로 퍼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모프 CTO는 “아카마이는 강력한 단일 플랫폼이 장점”이라고 했다. 필요한 기능을 한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쓰고 연결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모듈’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접속 부문의 경우 특정 사용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허용된 애플리케이션에만 접속하게 하는 등 서로 다른 기능을 한 플랫폼 상에서 운영할 수 있는 식이다.
단일 플랫폼 기반 보안 서비스는 보안 정책을 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별 보안 서비스를 쓸 때보다 각 지점간 보안 간극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는 “시스템의 보안과 퍼포먼스가 서로 상충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아카마이는 시스템의 퍼포먼스를 키워주는 사업에서 시작해 보안 분야로 발을 넓혔다”며 “플랫폼이 봇이나 방화벽 등에 대해 두루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아카마이는 보안 서비스에 인공지능(AI)도 활용한다. 각종 보안 공격 패턴을 AI 머신러닝을 통해 확인하고, 보안 위협 조짐을 AI가 빠르게 분류하는 식이다. 블루모프 CTO는 “AI는 패턴을 익힐 수록 정교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간이 흐를 수록 서비스가 고도화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