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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다양성 추구하는 글로벌 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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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지난해부터 ‘30·5·1캠페인’을 시작했다. 1주일에 30분을 재능 있는 여성 동료와 커피를 마시고, 5분은 성공한 여성 동료를 축하하고, 1분은 이 동료에 대해 다른 직원과 얘기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여성들의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IB들이 다양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회사 내에서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부터 인종 성별 등에서 다양성을 지닌 1명 이상의 이사를 보유한 기업에만 투자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이 기준을 2명으로 강화하면서 이 중 1명은 반드시 여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4년까지 세계적으로 여성 시니어 리더를 32.5%로 늘리기로 했다. 모든 직급에서 흑인과 라틴계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사내 싱크탱크인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 인스티튜트가 이달 초 발간한 젠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8.1%를 기록했다. 2015년 17.1%에서 11.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은 34.4%로 10.9%포인트 늘었다. 블랙록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고용된 직원의 46%가 여성이고, 미국에서 고용된 직원의 50%가 소수민족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다양성을 강화하는 이유는 ‘다양성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자본 수익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주식 성과 간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직 내 다양성이 커질수록 상관관계는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양성을 확보한 기업일수록 매출이 늘고 주가도 상승한다는 뜻이다.

기업뿐 아니다. UBS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이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평균적으로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16%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한국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9.1%(2021년 기준)로 여전히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세계 평균(2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요 국가 중 한국보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곳은 러시아뿐이다. 2015년 조사에서 한국보다 비율이 낮았던 일본(3.6%) 아르헨티나(2.5%)도 올해는 각각 11.5%, 13.1%로 뛰었다.

경영진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영진 내 여성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214명의 임원 승진자를 발표했는데, 여성과 외국인은 10명에 그쳤다. LG전자도 56명의 승진자 중 2명만이 여성이었다.

미국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여성의 약 20%는 회사에서 자신이 유일한 여성이라고 답했다. 특히 유색 인종인 경우에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유색 인종 여성 8명 중 1명은 직장 내에서 유일한 유색 인종 여성이었다.

‘C레벨’, 최고 경영진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드물다. 미국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전체의 6%에 불과하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친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원칙을 뜻하는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를 주요 달성 목표의 하나로 놓고 추진하고 있다. 다양성은 성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 기업들은 인종 성소수자 등에서도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애쓴다.

한국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11명 중 2명이 여성이다. 2011년엔 7명 모두 남성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18.2%가 여성이 된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이사회 여성 비율은 5.2%로 여성 사외이사가 한 곳도 없는 기업이 70곳이나 됐지만 올해는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97명 중 31명(32%)이 여성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와 경험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조직을 움직이는 게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성별뿐 아니라 인종 지역 대학 전공 등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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