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연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열기로 6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9개월 만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6시간 회담에서 연내 화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양국은 구체적인 일정과 형식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회담 후 브리핑에서 “솔직하고 광범위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졌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가장 면밀하게 논의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솔직하며 심도 있는 견해를 교환했다”며 “회의는 건설적이고 상호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올초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했지만 공식 정상회담은 열지 못했다.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시 주석의 불참 발표로 무산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양국은 연내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 경쟁, 충돌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기후변화, 전염병 대응 등을 협력 사안으로 규정했다. 무역 문제도 회담의 주요 안건으로 꼽힌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4일 연설을 통해 고율관세 유지와 1단계 무역합의 준수 압박을 중심으로 한 대중 무역정책을 발표했다.
양국의 견해 차이가 큰 인권과 안보 등 분야에서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다. 대만과 홍콩, 신장,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해 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중국도 미국이 중국 견제용으로 동맹들을 규합해 안보 협의체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양국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만난 이날 고위급 회담에서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상 수준의 관여는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우리의 노력 중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국과의 외교적 접촉이 충돌 방지 및 경쟁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