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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고군택, 신들린 하루…10언더파 '인생 스코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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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년차 고군택(22·사진)이 ‘신들린 하루’를 보냈다. 투어 최대 규모 상금을 걸고 개막한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샷 이글을 곁들여 하루에만 10언더파를 몰아쳤다.

고군택은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파72·745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몰아쳐 10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10언더파는 코스레코드 신기록. 2017년 김승혁이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적어낸 64타에서 2타를 더 덜어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그는 “샷도 좋고 퍼터도 잘 됐다. 코스 상태도 좋았다”며 “공격적으로 친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고군택은 2016년 태극마크를 달고 뛴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투어에선 철저한 무명에 가깝다. 코리안투어 데뷔 2년차인데도 아직 ‘톱10’ 성적이 없다. 지난해 7월 군산CC오픈에서 거둔 공동 12위가 투어 최고 성적이다. 올해 최고 성적도 같은 대회에서 낸 공동 18위다.

그는 작년에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했으나 나흘간 한 번도 언더파를 적어내지 못했다. 10언더파는 보는 이들은 물론 본인에게도 생소한 스코어다. 고군택은 “공식 대회에서 최저 타수인 것은 물론 선수 인생을 통틀어서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라며 웃었다. 이어 “공식 대회가 아닐 때도 10언더파를 친 적이 없다”고 했다.

8번홀(파3)까지 3타를 줄인 고군택에게 이날 경기가 ‘인생 라운드’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9번홀(파4)부터다. 143m 거리에서 8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친 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는 “왼쪽에 해저드가 있어 안전하게 그린에 올리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공이) 핀 쪽으로 향하더니 원바운드 후 바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신들린 경기력은 후반까지 이어졌다. 10번홀(파4) 시작과 함께 버디를 잡았고 남은 7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추가해 두 자릿수 언더파로 홀아웃했다. 고군택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안 불었다”며 “예선 통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남은 라운드에 대해선 “오늘의 샷감과 퍼팅감을 믿고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치겠다”고 강조했다.

신상훈(23)과 백석현이 6언더파를 쳐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태훈(36)은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를 쏟아내 1언더파로 중위권에서 1라운드를 마쳤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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