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거'는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은 라거입니다. 진한 국물 라면에 소주를 먹는 클리셰(상투적인 말이나 행동)보다 맥주의 페어링이 뛰어납니다."오뚜기와 손잡고 진라거를 선보인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어메이징)의 김태경 대표(사진)는 7일 게더타운 플랫폼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진라거는 오뚜기의 대표 라면제품 '진라면'의 패키지와 콘셉트를 바탕으로 선보인 수제맥주다. 인공 감미료와 착향료를 사용하지 않은 스페셜 몰트 라거로 초도 물량 70만캔이 출시 2주 만에 완판됐다. 2초당 한 캔꼴로 판매된 셈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김 대표는 진라거에 대해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밍밍한 맛이었다"며 "진한 맛의 한국형 라거를 개발하던 어메이징과 오랜동안 맛의 본질에 충실한 국민 브랜드 오뚜기와 맛의 기본에 초점을 두고자 기획한 콜라보레이션(협업)"이라고 소개했다.
통상 콜라보 맥주 제품이 한 판매점의 자체브랜드(PB) 성격을 띠지만 진라거는 전 채널로 공급된다는 점도 진라면과 같이 오랜 생명력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설명이다. 어메이징은 라거에 이어 에일 맥주 제품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오는 8일 '진에일'을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수제맥주 전문점 등에서 론칭할 예정이다.
서울 성수동 소재 펍으로 시작한 어메이징은 2016년 창업 당시부터 다양한 기업들과 꾸준히 협업해 콜라보 맥주를 낸 경력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편의점 CU와도 흥행작 '서울숲 맥주'를 낸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진라거 등 히트상품과 수제맥주 시장 성장과 함께 매출 1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연 30~40%씩 성장하고 있다"면서 "어메이징은 재작년 30억원,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목표치 1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추가 성장을 위해 어메이징은 생산 설비 증설과 수출도 모색 중이다. 현재 1브루어리(월 150t 생산)의 네 배 규모인 2브루어리(월 600t 생산)를 내년 3월 준공한다. 현재 홍콩, 싱가포르 등에 제품을 수출 중인 상황에서 말레이시아도 국내 편의점과 함께 진출을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주류제조면허를 획득한 만큼 제품 다양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소규모 브루어리 기준 국내 수제맥주시장은 지난해 1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어메이징의 시장점유율은 10% 내외로 추산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후발주자"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