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승진 관문으로 불리는 ‘주무과장’의 75%가 여성인 정부 부처가 있다. 인사혁신처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같은 주무과장 ‘여초현상’은 정부 조직 내에서 여성가족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관가에선 “인사혁신처를 중심으로 공직사회에 오랫동안 단단하게 굳어진 유리천장이 뚫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인사처에 따르면 인사처 국·관 주무과장 8명 중 6명(75%)이 여성, 2명이 남성이다. 인사처의 중·장기 업무계획과 예산·국회 업무를 맡은 기획재정담당관에 이은경 과장이 지난 8월 발탁됐다.
지난해 말에는 공무원 노사교섭을 담당하는 노사협력담당관으로 여성인 권영아 과장이 처음 임용됐다. 신현미 인사혁신기획과장, 안보홍 성과급여과장, 강수진 재해보상정책담당관, 구혜리 인재기획담당관도 여성 주무과장으로 인사처의 핵심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주무과장은 상급자인 국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대리를 맡는 등 국·관의 총괄 역할을 한다. 과장 중에서도 선임으로, 고위공직자 승진 후보로 꼽혀 ‘과장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부 부처의 주무과장은 그동안 대부분 남성이 차지했다.
인사처가 문을 연 2014년 11월만 해도 국·관 주무과장 중 여성은 1명에 불과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그동안 공직사회에 여성의 진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다 개인 능력과 성과 위주로 평가하는 체계가 확립되면서 여성 관리자가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무과장뿐 아니라 과장급 직위 전반에도 여성 임용이 늘어나고 있다. 인사처는 지난해 말 기준 과장급 25명 중 8명이 여성이다. 여성 과장 비율이 32%로, 전체 중앙부처 여성 과장 비율 22.8%보다 높다.
올 들어서는 여성 과장이 11명(39.3%)으로 더 증가했다. 2014년 인사처 출범 당시 2명(9.5%)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김우호 인사처장은 “균형인사 주관부처인 인사처는 공직 내 양성평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능력, 성과 위주로 평가하며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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