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정유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5일 S-Oil은 1.81% 오른 11만2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1만75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우선주 역시 1.74% 상승한 6만4500원으로 마감했는데 장중 6만6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약 6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 3000선이 붕괴되는 와중에도 정유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이날 종가는 0.57% 오른 26만5000원,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둬 정유주로 통하는 GS 종가는 2.49% 오른 4만5300원이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지만 엑손모빌(1.3%), 쉐브론(0.37%), 코노코필립스(1.98%) 등 정유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원유 수요는 늘어나는데 추가 증산 가능성이 사라지자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4일 온라인 각료회의에서 기존 증산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인력난, 환경규제 이슈 등으로 원유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와중에 OPEC+ 산유국이 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추가적 유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유가의 추세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오름세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것이다. 보통 유가가 오르면 관련 제품가격도 올라 정제마진이 늘어난다. 업계에서 말하는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선이다.
지난해에는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해 정제마진이 1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 최근에는 정확히 그 반대다. 수요 급증에 9월 셋째주 정제마진은 2019년 10월 첫째주 이후 약 2년 만에 6달러를 넘어섰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항공유 수요 회복 시 정제마진의 추가적인 상승 역시 충분히 기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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