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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왜 우승자 없나"…클래식 강국 日에 '넘사벽' 된 조성진 [김동욱의 하이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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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제18회 쇼팽 콩쿠르’ 본선이 개막했습니다. 5년마다 열리는 피아노 콩쿠르의 최고봉에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3일까지 이어질 본선에서 많은 클래식 팬들이 가슴설레 할 것 같습니다.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스타니슬라프 부닌 등 유명 슈퍼스타의 등용문이 돼왔던 대회인 만큼 이번엔 어떤 신예 피아니스트가 이름을 알릴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대회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장 최근 대회인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메이저 음반 업체 도이체그라모폰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조성진의 음반과 공연실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이웃 나라 일본에서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강제소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데요.

중국(23명), 폴란드(21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자국 국적 피아니스트(16명)가 참여한 일본으로선 최초의 일본인 우승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높습니다. 조성진 외에도 당타이손(베트남·1980년), 리윈디('윤디'·중국·2000년) 등 아시아권 피아니스트가 다수 우승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클래식 음악 강국임을 자부하는 일본으로선 100년 가까운 역사의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으로선 1970년 대회에서 우치다 미쓰코가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입니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일본인 연주자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로 "일본인 연주자들은 준비를 철저히 해서 잘 치긴 하지만 특별한 호소력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는 세계 음악계의 인식을 전했습니다. 또 스승이 가르친 것을 잘 따르지만, 국제무대에서 통하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일본인 연주자들의 단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넘사벽'의 경탄의 대상처럼 받아들여지는 듯합니다. 자연스럽게 음악전문 매체들의 조성진에 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음악 전문 사이트인 일본 유디스커버뮤직은 조성진 피아니스트와의 인터뷰를 게재했습니다. 특히 "(쇼팽 콩쿠르 당시의 내)연주를 얼마 전에도 들어봤다. 확실히 평소 연주와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했다. (요즘 연주와 당시 연주 중) 어느 연주가 좋은 연주인가는 나조차도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 예전 연주가 좋다는 분도 있을 테고 지금 연주가 좋다는 분도 있을 것 같다"는 조성진 씨의 발언이 인상적입니다.


앞서 음악전문 잡지 '월간 쇼팽' 10월호는 조성진과의 '스페셜 인터뷰'를 메인 주제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어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제2의 조성진은 누구일까요. 결과를 빨리 살펴보고 싶습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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