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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정국은 정말 '뒷광고'를 했을까 [연예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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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이 친형 전정현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제품을 반복해서 착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회사에는 정국이 사내 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정국은 자신이 착용한 의상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지만, 눈썰미 좋은 팬들이 이를 따라 구매하면서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정국이 특정 기업과 관련이 있음에도 이를 밝히지 않고 반복적으로 노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뒷광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 정국은 논란 직후 지난 14일 사내이사직에서 사퇴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뒷광고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국의 행동은 뒷광고일까.
'뒷광고'가 뭐길래
'뒷광고'는 광고비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제품, 브랜드 등을 홍보하는 일을 말한다. 표시·광고법은 '뒷광고'를 '기만적 표시·광고'로 칭했다. 지난해 연예계를 혼돈에 빠뜨린 한혜연, 강민경 등이 광고비를 받고도 이를 밝히지 않고 '내돈내산'(내 돈주고 내가 샀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 게 대표적인 '뒷광고' 사례다.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뒷광고'가 적발되면 광고주 뿐 아니라 광고물을 게재했던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에게도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매출액이나 수입액 2% 이하 또는 5억 원 이하다.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서는 '광고', '협찬' 등을 명시해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인스타그램에 '광고', '협찬' 해시태그가 등장하고, 유튜브 영상에 '유료광고 포함'이라는 문구가 삽입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국 행동, 기만성 입증 힘들어 보여"

뒷광고 논란이 불거진 제품은 정국이 이달 초 공식 트위터에 게재한 '셀카'에 등장한다. 정국이 착용한 보라색 티셔츠는 '그리피티온마인드'(GRAFFITIONMIND) 제품으로 정국의 친형인 전정현 씨가 대표인 의류 회사 식스가이즈 주식회사에서 내놓은 것이다.

식스가이즈는 올해 5월 24일 통신판매 업종으로 신고됐다. 사업장 소재지는 경기도 의정부시다. 정국이 입은 반팔 티셔츠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11만 9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보라색 외에 회색, 분홍색, 검은색 등의 색상이 있는데, 정국이 착용한 보라색은 품절 상태다. 정국은 해당 제품에 대해 브랜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국과 같은 제품을 사고 싶은 팬들이 찾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만 봤을 때 정국의 행동이 '뒷광고'라고 하기 힘들 것 같다"며 "뒷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만성' 여부인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예 언급 자체가 없었다면 기만성이 인정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뒷광고 판단 기준인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거나 공정거래를 저해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단순히 착용한 것만으로 이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국, 좀 더 조심했어야"
정국의 '뒷광고' 논란에 연예계 관계자들은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뒷광고' 논란이 연예계를 휩쓸고 지나간 후 각 매니지먼트사에서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소셜미디어, 유튜브 콘텐츠 등을 업로드하면서 주의를 기울여 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들이 유명인이 해당 제품의 모델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광고', '협찬' 문구를 달지 않아도 된다. 디올의 앰버서더인 수지가 인스타그램에 디올에게 전달받은 제품 착용샷을 올리더라도 문제가 안 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많은 연예인들이 혹시 모를 논란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광고', '협찬'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인 소장이 아닌 협찬 의상을 입는 드라마나 화보 촬영장에서 찍은 셀카는 아예 올리지도 말라고 하고 있다"며 "의상을 협찬받은 건 맞지만, 이걸로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게 아닌데 '협찬', '광고'라고 인스타그램에 써줄 이유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뒷광고는 여전히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한 배우는 '뒷광고' 문제로 소속사와 결별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뒷광고 제안을 받아 자신의 SNS에 게시물을 올렸고, 이에 대한 대가를 몰래 취득한 게 알려지면서 소속사와 신뢰 관계를 잃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것.

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전문가는 "아티스트가 제품을 선물 받고, 개인적인 친분으로 아무 생각 없이 제품을 소셜미디어에 노출하고 칭찬하는 발언을 하더라도 현재 기준으로는 '뒷광고'"라며 "하지만 아티스트 스스로 이런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더 많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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