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31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이 선물을 1조2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영향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코스피지수는 1.14% 내린 3097.9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1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23일(3090.21)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 1조253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달 10일(1조7158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도로 선물 가격이 하락하자 현·선물 차익거래를 하는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현물을 프로그램으로 내다 팔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55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개인은 92억원, 5597억원어치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LG화학(0.78%)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80% 내렸고 네이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61%, 5.33%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16% 빠진 1012.5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75억원, 236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오르면서 신흥국 자금 이탈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석 달 만에 장중 1.5%대를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원60전 오른 1184원40전에 마감하며 사흘 만에 1180원대로 올라섰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전날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시장이 급락한 것이 한국에도 영향을 줬다”며 “유가·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금리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까지 뚜렷한 반등 계기가 없다”며 “4분기 코스피지수는 3050~3250 밴드 내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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