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초기 투자자금을 댄 엠에스비티에 영화배우 박중훈 씨가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서 시작된 ‘대장동 게이트’가 법조계와 경영계를 강타한 데 이어 연예계로도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화천대유의 2016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화천대유는 2015년 킨앤파트너스와 엠에스비티라는 회사에서 각각 291억원과 60억원을 빌렸다. 이 돈은 화천대유의 초기 운영비와 토지·사업 계약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쓰였다.
이 중 킨앤파트너스의 투자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측에서 나온 것으로 앞서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엠에스비티의 화천대유 투자금은 박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엠에스비티는 서울 역삼동 타워432빌딩에 소재지를 두고 있다. 이 빌딩 소유주는 박씨가 최대주주(지분율 100%)인 일상실업이라는 회사다. 일상실업 대표는 박씨의 부인 윤모씨로, 이 회사도 타워432빌딩에 있다.
일상실업은 엠에스비티에 2015~2016년 20억원, 2017년 54억원을 연 12%에 빌려줬다. 엠에스비티는 2017년 화천대유 대여금을 투자금(131억원)으로 전환하면서 화천대유 사업부지의 우선수익권을 얻었다. 2019년에는 일상실업의 엠에스비티 대여금이 266억원으로 늘어났다.
엠에스비티는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대장지구 A11블록 사업이 완료될 경우 400억원의 법인세차감전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듬해 엠에스비티는 327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박씨 측은 “엠에스비티에 돈을 빌려줬지만 그 돈이 화천대유에 투자된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형주/최다은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