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사회적 관심 때문만이 아니다. ESG 성과가 우수한 종목들이 더 나은 수익률을 안겨줘서다. 기관 중심이었던 ESG 투자가 개인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모닝스타, 신영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ESG펀드(ETF 포함)로 3245억원이 순유입됐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역대 최대였던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39% 늘었고, 작년 한 해 동안 ESG 펀드에 유입된 자금 규모의 93%에 이른다. 지속 가능한 발전 등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다. 투자 자금이 몰리는 건 무엇보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S&P500 ESG지수는 19.5% 올라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18.62%)을 앞질렀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과거의 ESG 투자는 약점이 많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이 중심이었고, 상당수 투자자는 ‘초과 성과를 낼 수 있는 선택지를 제거당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보였다”며 “최근엔 ESG 투자 기법도, 상품도 다양해지면서 세간의 우려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ESG 관련 투자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선택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투자자가 상당하다. 박 부장은 “투자 결정에 설명력이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며 “단순하게 ‘어디 기관의 ESG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에서 나아가 개별 종목이 왜 편입, 편출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S&P500 ESG지수에서 페이스북은 2019년 편출됐다가 2020년 다시 편입됐고 올해 다시 편출됐다. 2019년에는 개인정보 침해 관련 소송, 올해는 공시 적극성 부족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ESG ETF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ETF는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날마다 확인할 수 있다.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투명성에 초점을 맞춘 ESG ETF ‘ARK 트랜스패런시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품·서비스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간결하고 명확한 회사 약관을 제공하는지 등을 따져 투자 대상을 고르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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