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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中 헝다 리스크…증시 얼어붙나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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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추석 연휴 기간 불거진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 과거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며 불안감이 일부 완화됐으나 이번 주에도 헝다그룹의 달러 채권 이자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는 등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9월23~24일)는 전주보다 15.27포인트(0.48%) 내린 3125.24에 장을 끝냈다. 중국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등 추석 연휴에 터진 악재들이 3거래일간의 연휴를 가졌던 국내 증시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코스피가 주춤했다.

지난 주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64억원, 6891억원 사들인 반면 기관 홀로 7439억원 팔아치웠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5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1% 가까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9.09포인트(0.86%) 내리며 1037.0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이틀간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홀로 1487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4억원과 99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지난 주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헝다그룹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0.61% 오른 34,798.0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50%, 0.02% 올랐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곧 임박했다는 신호를 줬지만, 시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가 헝다의 핵심인 부동산 사업 부문을 분리해 국유화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中 헝다발 쇼크 올까…투자자들 혼란 가중
앞서 추석 연휴 기간 중국 헝다그룹이 위안화 채권 만기 이자를 치르지 못해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며 미국 나스닥이 하루에만 2.19% 빠지는 등 글로벌 증시 전반이 크게 출렁였다.

다행히 '헝다그룹 디폴트 리스크'는 중국 국책은행이 주채권자이며 파생상품 연결이 없고 중국 내 투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과거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며 불안은 빠르게 진정됐다.



하지만 헝다그룹이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달러표시채권의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헝다가 지불 여부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은 출산률 저하와 청소년 지도, 주거 안정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중국 공산당의 표적이 된 만큼 청산 또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오는 29일 달러 채권 이자 47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디폴트 리스크는 다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전체 금융시스템 위험을 방어하는 정도로만 대응책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며 9월 말까지 증시의 보릿고개는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헝다그룹 디폴트 리스크뿐 아니라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기준금리 인상 등 글로벌 유동성 긴축 움직임과 기업들의 실적 반등 둔화 등의 요소도 증시의 불안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헝다보단 '피크아웃' 주목…코스피 '박스권' 머물듯
증권가에선 헝다 디폴트 리스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번 주에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게다가 3분기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이 정점(피크아웃)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080~318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상향을 멈추고 횡보세로 전환되는 등 기업이익 전망 호조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8월말~9월초에 정점을 통과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스피 상승 동력이 실적 전망의 가파른 상승이었다는 점에서 주가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중국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잠재적 리스크이지만 실제로 이들이 국제금융시장에 대형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당면한 리스크는 한국 기업실적의 피크아웃인데, 향후 코스피는 당초 예상하던 3000~3300선 박스권 구간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과거 경험상 실적 전망 하향보다 밸류에이션 조정이 먼저 나타났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상반기 대비 낮아졌고 최근 경기 회복 강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증시의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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