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새벽》으로 유명한 박노해 시인(사진)은 최근 ‘이 끝은 어디에’라는 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과 정부 정책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 달여 전인 지난 8월24일 온라인에 공개된 이 시는 현 상황과 맞물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되면서 회자됐다.
박노해 시인은 시에서 “권력이 뭐길래/ 나한테 왜 이래/ 질본(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이 뭐길래/ 내 몸을 강제해/ 확진이 뭐길래/ 공포를 왜 질러”라고 입을 뗀 뒤 “마스크 왜 씌워/ 백신을 왜 찔러/ 만남을 왜 막아/ 학교를 왜 닫아/ 가게를 왜 내려”라고 써내려갔다.
그는 “일상을 왜 멈춰/ 살림을 왜 망쳐/ 예술을 왜 막아/ 저항을 왜 눌러/ 자유를 왜 뺏어”라고 분노했다. “그들이 뭐길래/ 내 삶을 왜 정해”라면서 일련의 사회적 분위기도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어쩌다/ 포기해 버렸나/ 어떻게 하나 둘/ 빼앗겨 버렸나/ 이 끝은 어디에/ 난 지금 어디에/ 희망은 어디에”라고 끝맺었다.
다음은 박노해 시인의 ‘이 끝은 어디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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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왜 이래
질본이 뭐길래
내 몸을 강제해
확진이 뭐길래
공포를 왜 질러
마스크 왜 씌워
백신을 왜 찔러
만남을 왜 막아
학교를 왜 닫아
가게를 왜 내려
언론이 뭐길래
진실을 왜 가려
빅텍이 뭐길래
내 말을 왜 지워
진영이 뭐길래
물음을 왜 금해
일상을 왜 멈춰
살림을 왜 망쳐
예술을 왜 막아
저항을 왜 눌러
자유를 왜 뺏어
그들이 뭐길래
내 삶을 왜 정해
우리가 어쩌다
포기해 버렸나
어떻게 하나 둘
빼앗겨 버렸나
이 끝은 어디에
난 지금 어디에
희망은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