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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서 골라 먹자 '신길 푸르지오'와 '낙곱새' [이송렬의 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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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서울 3대 업무지구 하면 어디일까요? 도심권인 광화문과 종로, 강남권과 함께 여의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의도에는 은행과 증권사 방송 관련 시설은 물론 국회의사당 등 주요 기관이 밀집해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등 여의도 개발 논의가 여전히 활발한 상황입니다.

이 곳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여의도보다는 당산, 신길 등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의도 아파트는 너무 고가인데다 오피스텔도 많지 않아서입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한 정거장 떨어진 신길역 인근에 들어서는 '신길 AK 푸르지오'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신길 AK 푸르지오는 지하 5층~지상 24층, 5개동, 전용 49㎡ 도시형 생활주택 296가구와 전용 78㎡ 오피스텔 96가구 등 총 392가구로 조성되는 주상복합 단지입니다. 2010년 분양된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영등포동) 이후 영등포구에 약 10년 만에 들어서는 브랜드 단지입니다.

단지는 지하철 1·5호선 신길역과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사이에 있습니다. 도보 기준 신길역에선 20분, 신풍역에선 10분 남짓 걸립니다. 신길역과 신풍역 인근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시간을 조금 더 단축할 수 있습니다. 경전철 신림선과 난곡선, 2024년 신안산선(경기 안산·시흥~서울 여의도)이 들어서면 교통이 더 나아질 전망입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공급 물량 대부분이기 때문에 청약 문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2009년 5월에 도입됐습니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어 통장을 소진하지 않기 때문에 거주지역, 실거주 의무, 재당첨 제한 등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합니다. 함께 공급되는 오피스텔도 조건은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이번 공급 물량이 100가구 미만으로 전매 제한이 없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여의도를 찾았습니다. 더현대, IFC몰 뿐만 아니라 여의도역 주변에는 다양한 맛집이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줄서서 먹는 맛집만 있다는 여의도파이낸스타워를 방문했습니다.

이 건물 3층에는 부산식 낙곱새(낙지·곱창·새우) 맛집 '사위식당'이 있습니다. 장모님이 해주셨던 낙곱새의 맛을 잊지 못한 두 사위가 오랜 시간 연구해 준비한 식당이라고 합니다. 사위 식당은 평일 점심시간에 오면 항상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곳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곳 중 하나입니다.

세 가지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낙곱새는 1970년대 초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에서 팔기 시작한 별미입니다. 낙지와 곱창, 새우를 한 데 넣고 빠알간 양념과 함께 볶아 먹는 낙곱새는 국물이 자박하게 있어 밥에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안주로 먹을 때는 우동이나 라면 사리 등을 넣어 함께 끓여먹어도 맛있습니다. 씹는 맛이 다양해 먹는 재미가 있는 음식입니다.

추석 연휴임에도 낙곱새를 맛보러 온 손님들로 식당은 가득 찼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자마자 낙곱새를 얼른 주문했습니다. 밑반찬이 먼저 나왔습니다. 양배추와 옥수수가 올라간 샐러드, 김치, 콩나물, 부추, 김가루가 나왔습니다. 입맛을 돋굴 동치미 국물도 있습니다. 콩나물과 부추, 김가루는 낙곱새와 밥을 비벼 먹을 때 함께 넣으면 더 맛있다는 게 주인장의 설명입니다.

드디어 주인공인 낙곱새가 나왔습니다. 사위식당은 손님들이 낙곱새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먹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먼저 냄비가 담겨 나온 낙곱새는 뚜껑을 열지 않고 낙지가 붉어질 때까지 끓여줍니다. 낙지의 색깔이 바뀌면서 오그라들기 시작하면 양념을 골고루 저어 2~3분 더 졸인 후 밥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이 식당 낙곱새의 특징은 곱창 대신 대창을 썼다는 점입니다. 곱창도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하지만 대창이 들어가니 보기도, 먹기도 더 좋습니다. 쫄깃한 낙지와 고소한 대창, 새우를 숟가락에 올려 한 입 가득 먹습니다. 해산물과 고기를 한 번에 먹으니 연휴 후유증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맛있는 데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 집의 양념장은 17가지의 갖은 재료를 더해 만들어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거쳐 사용합니다. 혹시나 날 수 있는 대창 냄새를 잡기 위해 월계수 잎과 팔각, 대파 등 8가지 재료를 사용해 잡내도 잡고 풍미도 끌어올렸습니다. 좋은 품질의 낙지를 선별해 식감이 가장 좋다는 6cm로 일정하게 썰었고, 새우 역시 다른 재료와 어울리는 크기를 사용해 음식의 조화로움을 추구합니다.

여의도에 있는 만큼 가격은 그리 착하지 않습니다. 낙곱새 1인분은 1만2000원, 낙삼새(낙지·삼겹살·새우), 낙새(낙지·새우) 등도 각각 1만2000원선입니다. 신길 AK 푸르지오 가격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앞서 지난 23~24일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남산(도시형 생활주택) 분양가는 적게는 3억7240만원에서 많게는 9억6680만원으로 책정된 것을 감안하면 되겠습니다. 신길 AK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신길 자이 등 전용 60㎡ 가격이 9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조금 더 낮게 나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습니다.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이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단 점도 주의해야겠습니다. 청약에 제한이 없는 상품인 만큼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몰릴 경우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당첨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의 경우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모두 주택 수에 포함된다는 점도 유의해야겠습니다.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 제한이 없어 당첨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한 이후에 전매를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도심 지역에 3~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주택을 빨리 공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중대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은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청약에 도전해도 늦지 않는다는 조언도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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