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2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그동안 회사채 시장에 출연이 적었던 제약·바이오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령제약이 처음 공모 회사채 시장에 입성한데 이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종근당 등이 첫 회사채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제약사들이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차입(레버리지) 확대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은 은행 대출 등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일정 수준의 신용도를 보유한 제약사들이 레버리지의 확대를 통해 성장성을 키워가려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김상훈 연구원은 “그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파악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점에서 회사채 시장에 출연이 적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점차 늘어나는 자금 수요에 맞춰 시장성 조달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쌓아온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회사채 시장에 문을 두드릴 업체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봤다.
지난해와 올해 공모채 시장에 입성한 제약사들은 수요예측에서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초도 발행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금리보다 낮은 발행금리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6550억원 발행을 앞두고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총 3조1970억원의 초과 주문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탈이 양호한 상위사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업체들은 꾸준한 현금창출능력을 확보하며 채권 투자자들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제약사들이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회사채 발행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 측면도 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제약·바이오의 성장성이 커지면서 성공적인 수요예측과 발행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 50개사 중,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증가한 곳은 총 38곳”이라며 “제약·바이오 기업 5곳 중 4곳 정도가 외형 성장을 달성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정적인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상품 도입, 해외 진출 등 제약사마다 나름의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성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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